증권사 양극화 심화…중소형證, M&A로 존재감 부각
증권사 양극화 심화…중소형證, M&A로 존재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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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케이프·SK證, 각자 특장점 부각…하이證, 영업망 활용 실적개선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전체 증권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면서 중소형사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향후에도 증권사 규모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존재감 부각을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해 M&A(인수·합병)에 성공한 케이프투자증권과 SK증권은 합병으로 확충된 자기자본을 토대로 사업 다각화를 펼쳐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우여곡절 끝에 네 번째 새 주인을 맞은 하이투자증권도 영남 지역의 영업망을 활용해 본격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55개 증권사가 지난해 3분기(1월~9월)까지 거둔 누적순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총 2조93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조8078억원)과 견줘 62.1% 급증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초대형IB(투자은행)으로 지정된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의 순이익은 1조3344억원으로, 전체의 45.5%에 달했다. 대형사 5곳이 전체 55곳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대형사가 수익을 시현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중소형사와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향후 초대형IB의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인가가 추가로 이뤄지면 증권사별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몸집 불리기 등으로 존재감을 높일 전망이다. 지난해 M&A를 마무리한 케이프투자증권과 SK증권, 하이투자증권은 불어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투자에 나서거나 내실을 다져 수익을 증대한다는 복안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의 2배가 넘는 SK증권을 품고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이달 중으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자기자본 6300억원대로 업계 18위권 증권사로 올라선다.

두 증권사는 당분간 통합하지 않고 각자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에 전념, 특장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케이프증권은 IB(투자은행) 부문을, SK는 PE(사모펀드)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집중, 서로를 보완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일정 규모의 유상증자를 펼쳐 자본금도 불릴 계획이다.

케이프증권은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IB(투자은행) 사업을 영위하는 본부가 기존 3개 본부에서 6개의 본부로 확대 개편됐다. 또한, 헤지펀드사업본부 내에 대체투자팀, 주식운용팀, 영업기획팀을 편제해 헤지펀드의 다양한 운용전략과 신속한 상품개발을 위한 조직을 재정비했다.

회사 측은 "효율적인 조직구조로 개편해 내년부터 10% 이상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DGB금융지주의 품에 안긴 하이투자증권도 본격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2분기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손실과 희망퇴직 여파로 16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3분기 일회성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3분기 9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리테일 부문 손실 폭 감소와 회사 강점인 기업 금융과 부동산 금융의 호조가 주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될 DGB금융과의 시너지로 영업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수익 전략을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DGB금융지주와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하이투자증권 영업망을 활용해서 판매채널을 확장하고 금융지주가 할 수 있는 복합점포 설립 등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증권업 진출을 통해 IPO(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 인수주선 등 CIB(기업투자은행) 업무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기존의 강점인 IB부문뿐만 아니라 리테일, PI(자기자본투자) 부문에도 경쟁력을 지닌 증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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