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姜太公).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지만 흔히 낚시의 절대경지에 이른 사람을 일러 하는 말이다. 바늘 없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자신을 알아볼 사람을 기다리는 그의 자세에 낚시인들은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흔히 낚시를 '세월을 낚는 한가한 취미'로 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결코 한가롭고 여유롭지만은 아닌 것이 낚시다.

한국수산회 집계에 따르면 2016년 낚시인구는 767만명, 시장 규모는 7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낚시용품 수출액은 1098억원, 수입액은 1002억원가량 된다. 여기에 2014년 기준 낚시용품 국내 생산액은 2116억에 달한다. 2017년 자료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아 정확한 금액은 파악하기 힘들지만 생산액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낚시 관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수출액은 2003년 1289억원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입액은 같은 기간 377억원에서 1002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생산업체 수는 180개에서 59개로 쪼그라들며 3분의 1만 살아남았다.

현재 낚시 관련 시장에서는 외산업체들이 득세하고 있다. 특히 바다낚시 용품의 경우 외산 제품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했다. 바다낚시 용품 중 가장 중요한 낚싯대와 릴은 다이와(DAIWA)와 시마노(SHIMANO)등 일본 브랜드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봉돌(추), 낚싯줄 등 소모품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미끼로 쓰이는 갯지렁이도 중국산이 들어온다고 하니 조금 과장하면 낚시하는 사람만 빼고 모든 것이 외산 제품이다.

바다낚시에 비해 민물낚시는 국내 제조사 제품이 강세이긴 하지만 이마저도 언제 해외업체의 공격을 받을지 모른다.

이처럼 낚시 시장을 해외업체들이 장악하게 된 이유야 여럿이겠지만 낚시에 대한 저변인식이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낚시를 산업으로 인식하기보다 레저 또는 취미로만 치부해 왔던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낚시를 소재로 한 TV 예능이 인기를 얻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낚시용품점에 들러 확인해보면 방송 이후 매출이 다소 늘었고 장비에 대한 문의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관련 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리고 외산업체들의 매출은 더욱 커질 것이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관계 당국에서 낚시를 레저로만 보지 말고 산업으로 인식해 활성화 대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제각각인 기준도 통일해야 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는 외산업체들 배만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수영 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