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 틈타 '올빼미 공시' 기승…투자 주의보
폐장 틈타 '올빼미 공시' 기승…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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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투자 지연 공시 잇따라

[서울파이낸스 정수지 기자] 지난 연말 증시 폐장 이후 휴장일에 '올빼미 공시'가 쏟아져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된다. 올빼미 공시는 주가 하락 요인이 되는 악재성 내용을 장 마감 뒤 공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피하려는 행태로 명절 연휴나 연말 증시 폐장 이후 특히 기승을 부린다.

지난해 연말에도 증시를 마감한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연휴 전날인 29일까지 공급계약 해지나 계약금액 축소, 투자지연 등 주가에 불리한 공시들이 줄을 이었다.

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장 마감 이후 이라크 아카스 가스중앙처리시설 공사 계약이 현장 안전문제에 따른 공사 중단 장기화로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당 계약은 2013년 한국가스공사 네덜란드 법인과 체결한 것으로 해지 금액은 대우건설의 2012년 연결 매출액의 10.45%에 해당하는 8591억원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증시가 열리지 않은 지난달 29일 2015년에 체결한 대봉 1·2차 센트럴파크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 수주계약이 각각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해지된 계약 2건을 합쳐 총 2030억원이다. 이는 이 회사의 2013년 매출액 6%를 넘는다.

서전기전도 삼익주택과 2015년에 맺은 150억원 규모 한국종합의료관광센터 전기공사 계약이 상대방의 투자유치 실패로 해지됐다고 같은 날 공시했다. 2014년 별도 기준 매출액의 26.79%를 차지하는 계약이다.

이 같은 계약 해지 공시는 작년 1∼11월 한 달에 평균 3∼4건 정도였다. 12월에는 모두 18건으로 집계됐고 이 중 5건은 28∼29일 이틀 사이에 몰렸다.

해외 신규시설 투자나 합자회사 출자 일정을 늦춘다는 공시도 잇따랐다. 케이엠더블유는 2015년부터 작년 말까지 118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글로벌 통신장비산업의 투자지연 등을 이유로 당초 작년 말까지인 투자 시기를 올해 말까지로 늦춘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KR모터스는 약 207억원을 투자해 중국 남방그룹 산하 업체와 현지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오토바이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였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정정공시를 통해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등에 따라 공장 준공 일정이 지연되면서 자본금 납입일과 지분 취득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포스트도 연골재생치료제의 중국 사업화를 위한 현지 합자회사 설립에 39억원을 출자하기로 했으나 중국 정부의 관련 가이드라인 발표로 지분 취득 예정 일자를 올해 12월31일로 1년 미룬다고 정정공시했다. 에코프로와 투윈글로벌도 각각 중국 합자회사와 현지 종속회사 설립 및 지분 취득 일정을 연기했다.

자금 조달 관련 공시도 있었다. 미코는 중국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심천중한산업투자기금을 상대로 109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했으나 납입일이 당초 지난달 29일에서 이달 22일로 미뤄졌다고 정정공시했다. 에치디프로도 25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지난달 29일에서 이달 26일로 늦췄다.

이 외 와이디온라인과 바른테크놀로지, 에이티세미콘은 최대주주 변경 소식을, KTB투자증권과 AK홀딩스 자회사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차입금 증가를 연말 폐장을 틈타 공시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런 올빼미 공시는 연휴 직전, 특히 연말 증시 폐장 이후에 많이 나온다"며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 내용을 정확하게 확인한 후 거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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