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 벤처' 조건부 승인 전망
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 벤처' 조건부 승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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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은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美 L.A.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 센터에서 양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통한 양 사 간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제한성 검토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고려해 인가 여부 최종 결정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이 설립하는 '조인트 벤처(JV)'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조건부 인가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공정거래위원회 경쟁 제한성 검토를 마치고 의견을 보내오면 양 사 JV가 항공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인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26일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JV 신청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항공사 조인트 벤처 신청은 처음이어서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여러 방면에서 신중하게 살펴보는 중"이라며 "공정위 의견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델타 JV 인가의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는 공정위 심사가 꼽힌다. 현행 항공사업법은 항공운송사업자들이 조인트 벤처 등 제휴를 맺는 경우 국토부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인가 조건은 항공사업자 간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승객 등 이용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특정 이용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 등이다. 이 가운데 경쟁 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정위와 협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항공사 간 조인트 벤처는 두 회사가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하고 수익·비용을 공유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좌석 일부와 탑승 수속 카운터, 마일리지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코드셰어)을 넘어선 형태로,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다. 조인트 벤처가 출범하면 양사 고객은 운항 스케줄·노선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더욱 편리한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항공사 입장에서는 경쟁사의 몸집이 커지고 영업력이 강화되는 것을 반길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불공정 경쟁', '과점 우려' 등 목소리를 높이며 인가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올해 3월 조인트 벤처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6월 정식 협정에 서명했다. 이어 7월에는 한미 항공 당국에 JV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미국 교통부가 대한항공-델타항공 JV를 승인했고, 우리나라 국토부는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지난 21일 공청회를 열어 업계 관계자 등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대한항공 우기홍 부사장은 JV 출범으로 소비자 편익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일본·중국의 공항들과 동아시아 '허브공항'을 놓고 경쟁하는 인천공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JV 출범으로 노선을 공동 운영하면 지금처럼 인천∼애틀랜타 노선에서 겹치기 운항을 하지 않고 시간표를 나눌 수 있어 승객 선택권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JV 출범이 해당 노선에서 경쟁 감소 효과를 가져오며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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