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SK 주유소의 흥미로운 실험
[김무종의 세상보기] SK 주유소의 흥미로운 실험
  • 김무종 좋은문화연구소 소장
  • gblionk@gmail.com
  • 승인 2017.12.22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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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가치와 공유경제를 강조해 오고 있는 가운데 SK 주유소의 유휴자산을 개방해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공유경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에어비앤비, 소카, 우버 등을 통해 낯설지 않은 개념이다. 자신의 집을 타인이 머무를 수 있게 내놓는 한편 놀리고 있는 차량을 타인이 사용케 하거나 택시처럼 이용케 한다. 자원의 활용은 극대화되고 공유경제의 참여자는 일정 수익도 거둘 수 있다.

한때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의 준말인 ‘아나바다’ 운동이 마치 공유경제로 진화한 느낌이다. 과거에도 두레, 품앗이 등의 공유경제 DNA가 있었다. 공유경제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급성장중이다. 관련기업들은 기존 선도기업의 기업가치를 뛰어넘는 사례까지 보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전체 공유 경제 시장 규모는 2025년 3350억달러 정도 예상된다. 중국은 공유경제가 가장 활성화된 곳으로 국가발전개혁위가 발표한 ‘2016년 중국 대중창업 혁신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공유경제 시장의 종사자는 5000만 명(전체 노동인구의 5.5%), 시장규모는 2조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SK의 주유소를 활용한 공유경제 시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회적 가치를 더하고자 하는 최고경영자 의도에 있다. 주요 그룹들과 대기업은 대부분 기존 사회공헌(CSR)에서 발전한 공유가치창출(CSV)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만한 성공사례를 보이고 있는 곳은 드물다. CSV는 단순 기부의 사회공헌활동을 뛰어넘어 비즈니스 행위 자체가 곧 사회공헌이 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다.

SK 주유소가 공유경제와 사회적가치의 옷을 입고 변신할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SK의 주유소는 전국에 3600개에 달하기 때문에 향후 일반인 공모 채택과 실행에 따라 타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SK는 또한 주유소 부지의 하드웨어 인프라 외 경영, 마케팅 등 무형자산도 공유키로 하고, 주유소를 상생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이다.

범죄조직과 기업은 놀랍게도 운영과 수익을 내는 프로세스 등이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조직적으로 이윤을 추구할 때 앞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이 이 두 조직을 구분할 잣대가 될 수 있다. SK의 이번 시도가 공모 선정자와 협업하고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청년, 중년의 일자리 창출과 창업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른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비록 실패가 될 지라도 많은 시도들이 이뤄지고 상생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유경제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가 제도적인 측면 때문은 아닌 지 정부도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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