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친환경 선박으로 '수주절벽' 넘는다
조선업계, 친환경 선박으로 '수주절벽'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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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LNG추진 벌크선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

해외기술 의존도는 풀어야 할 '숙제'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수주절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하면서 친환경 선박인 LNG선의 수요가 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핵심기술을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고도 여전히 해외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부산 현대글로벌서비스 본사에서 SK해운과 대한해운 등 국내 9개 주요 해운사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LNG 추진 벌크선 기술 설명회를 열었다. 현대중공업이 선보인 LNG 추진 벌크선은 18만t과 25만t 규모의 대형 선박으로 기존 선박보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99%와 85% 이상 적어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규제 기준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이 자리에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술설명회를 통해 LNG 추진선에 대한 선주들의 관심을 확인했다"며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LNG 추진선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LNG선 시장에 적극 나설 것을 시사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선박은 대기오염 물질이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값이 싼 벙커C유를 연료로 써 왔다. 이에 국제해사기구는 오는 2020년 1월부터 전 세계 선박연료의 황산화물(SOx) 함유량을 현행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조선사들이 최근 이를 충족하기 위해 탈황장치 부착을 늘리고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LNG선 교체라 생각하고 있다.

실제 최근 공개된 'SMM 해사 산업 보고서(SMM Maritime Industry Report)'에 따르면 글로벌 선주사 10곳 중 4곳 정도(44%)는 신규 발주 시 LNG선으로의 발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도 "강화된 환경규제에 고민이 많은데 LNG추진 벌크선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LNG는 대표적인 친환경 연료로 알려졌다. 가스전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압축해 액화한 연료로 사용 과정에서 공해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국제해사기구의 기준에 가장 적합한 연료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도 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LNG선 17척 가운데 총 9척의 LNG선 계약을 따냈다.

다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의 LNG선의 국산화는 숙제로 남아있다. LNG선 건조의 국산화가 90% 이상 이뤄졌고 핵심기술인 화물창 단열시스템 기술을 확보했지만 실제 국산 기술이 쓰이는 빈도가 적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이 한국형 화물창 'KC-1' 공동 개발하고 조선사별로 화물창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LNG선 건조에 국내 기술이 도입된 것은 극소수다. 이 때문에 LNG선을 건조할 때마다 GTT에 기술료를 지불하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LNG선 주문을 넣을 때 기술력과 안정성이 입증된 GTT의 화물창 기술을 주문하고 있어 국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LNG선의 국산화가 거의 대부분 이뤄졌음에도 핵심기술이 정착되지 않은 점은 업계의 숙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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