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위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해야"
금융혁신위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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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산분리 완화 깊이있는 검토 필요"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금융당국 개혁안을 마련 중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2008년 삼성 특검이 찾아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과징금과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금융위원회에 권고했다. 또 케이뱅크 인가와 관련해 은산분리 완화가 한국 금융발전 필요조건이 아니라며 규제 완화의 득과 실을 깊이 있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최종 권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우선 2008년 특검이 밝혀낸 이른바 이건희 차명계좌에 과징금 및 소득세 부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특검이 밝혀낸 차명계좌는 총 1199개로 전체 규모가 4조4000억원에 달한다.

혁신위는 이건희 차명계좌가 실명 전환 의무 대상인지와 관련한 해석상 논란을 없애기 위해 논의를 거쳐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금융실명법이 실명전환 및 과징금 징수 대상을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전 개설된 계좌의 금융자산으로 정해 사각지대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건희 차명계좌 중 1199개 계좌 중 2개는 중복 계좌였고 176개에서는 금융실명제법상 위법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 회장이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차명계좌를 실명계좌로 전환하지 않고 4조4000억원을 되찾아가면서 세금과 과징금 등을 회피했다"며 "그 규모가 최소 1000억원 내지 수천억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금융위도 기존에는 차명계좌라도 명의인 실명계좌면 이 계좌에 든 자산은 실명재산이라고 포괄적으로 해석해왔지만, 앞으로는 수사당국 수사나 금감원 검사, 국세청 세무조사 등 공적기관에서 차명계좌로 확인된 경우 비실명 재산으로 유권해석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이자 및 배당소득에는 소득세 원천징수세율을 90%(지방소득세 포함하면 99%)로 적용할 수 있다.

혁신위는 규제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에 개설된 비실명계좌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입법 등)을 적극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혁신위는 케이뱅크 인가와 관련해 은산분리 완화를 한국 금융발전의 필요조건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은행 등 금융회사 인허가 관련 법령을 재정비하고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를 동일시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규제 개선과 관련해선 투자은행의 신용공여 범위를 투자은행의 고유 기능 또는 신생·혁신 기업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회사 업무는 자문과 중개, 판매, 제조를 기준으로 재분류하고 제조업무 외 업무는 신고나 등록으로 전환해 진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 및 지속적 혁신을 위해 '금융혁신지원특별법'도 제정된다. 금융규제 테스트베드(test bed) 운영을 제도화될 예정이다.

혁신위는 앞으로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의사록을 자세히 공개하고 금융 관련 법령의 제·개정 안건을 금융위의 의결사항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검사·제재 행정 개선 차원에서 금감원 제재심에 대심(對審) 제도를 도입해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금융위 내부에서 금융산업진흥 업무와 금융감독 업무를 실질적으로 구분해 금융 행정기능의 실효성을 높이고 금융위 조직을 기능별로 개편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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