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식품업계 결산] '내우외환' 정유년
[2017 식품업계 결산] '내우외환' 정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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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2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2017년 정유년 식품·외식업계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의 한 해를 보냈다. 국내에선 프랜차이즈 갑질 이슈와 살충제 계란파동, 파리바게뜨 직접고용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바깥으로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끊이지 않는 외식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지난 6월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은 본사 여직원을 강제로 호텔에 끌고 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았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도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갑질한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유령회사를 만들어 치즈통행세를 걷고, 이에 반발해 가맹계약을 해지하는 점포 근처에는 직영점을 차려 장사를 방해한 것.

이 같은 갑질 만행이 연일 터져나오지 업계에서는 자정실천안을 발표하는 등 이미지 회복에 나섰지만, 갑질 논란 '현재진행형'이다.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BBQ 치킨) 회장은 가맹점주한테 폭언을 했다는 언론 제보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 닭강정 프랜차이즈 가마로강정 등이 무리하게 물품 구매를 강요하는 등 갑질한 사실이 드러났다.

◇살충제 계란·햄버거병…먹거리 공포증 확산

올해도 소비자들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에 시달렸다. 지난 8월 유럽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이 유통돼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머잖아 국내에서도 같은 문제가 불거졌는데, 정부가 나서서 살충제 계란을 전량 폐기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이 때문에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사태도 있었다. 5살 어린이가 불고기버거를 먹고 신장 장애를 일으키게 됐는데, 햄버거의 덜익은 패티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현재 이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 중이다. 맥도날드는 장 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가능성이 있는 패티 3000만개를 유통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파리바게뜨 본사 제빵기사 직접고용 논란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본사인 SPC파리크라상에 협력업체(아웃소싱·인력도급업체) 소속 제빵·커피 제조기사 5300여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주인 협력업체를 통하지 않고 본사가 직접 제조기사들에게 지시를 내린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는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게 고용부의 판단이다.

파리바게뜨 본사는 제조기사 전원을 직접고용하는 것은 비용적 측면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본사·협력업체·가맹점주가 공동출자한 합작법인 '해피파트너즈'를 통해 기사들을 고용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그러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계열의 제빵사 노조가 '본사 직접고용 원칙'을 내세우면서 파리바게뜨 직접고용 문제는 오리무중으로 빠져든 상태다.

◇중국의 사드 보복 피해…시장다변화 주력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제적 보복으로 식품업계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중국 내 입지가 높았던 기업들의 피해가 컸다. 중국에서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었던 오리온 그룹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2%나 쪼그라든 525억원에 그쳤다. 중국 사업 비중이 큰 농심은 상반기 중국에서 28억3478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중국 시장에서 활약하던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타격을 받자, 시장 다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늘었다. 사드 불똥을 제대로 맞은 오리온도 동남아, 유라시아 시장 공략을 추진하면서 해외 시장을 더욱 넓게 확장하고 있다.

◇혼밥·혼술 유행 가정간편식(HMR) 전성시대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혼밥족'이 늘면서 HMR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올해는 식품업계 1인자인 CJ제일제당부터 중소외식업체까지 HMR 사업에 뛰어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HMR 시장 규모는 2010년 77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20%가량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올해 시장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졌다. 특히 스테이크, 파스타, 스프 등 서양식 HMR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앞으로는 치료식, 다이어트식 등 특화된 제품 출시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업체들이 우후죽순 도전장을 내밀면서 HMR 시장도 레드오션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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