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주말엔 가까운 조선왕릉에 가보자
[김무종의 세상보기] 주말엔 가까운 조선왕릉에 가보자
  • 김무종 좋은문화연구소 소장
  • gblionk@gmail.com
  • 승인 2017.12.15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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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고향인 어른들이라면 어릴 적 서울의 동쪽 동구릉(구리시 소재)에 소풍 다녀온 기억이 있을 것이다.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9개 능(陵)이 있어 동구릉으로 불린다. 이 동구릉을 비롯한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지난 2009년 6월27일. 조선왕조가 생긴 지 600년이 지난 일이다.

약 60만평의 동구릉에는 태조(건원릉) 외 문종(현릉), 선조(목릉), 영조(원릉), 현종과 명성황후(숭릉), 경종(혜릉), 헌종(경릉),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휘릉), 추존 문조(수릉)가 모셔져 있다.

동구릉 가까이 남양주(금곡)에는 조선의 마지막 27대 왕이자 대한제국 2대 황제인 순종의 묘 유릉이 홍릉(고종과 명성황후)과 함께 있어 서울에 거주하면 반나절에 조선의 첫 왕과 마지막 왕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은 광릉, 선릉, 서오릉, 융건릉 등 전국 18개 지역에 흩어져 있고 총 40기에 달한다. 주로 서울, 수도권에 있지만 양주, 영월에도 있다. 조선왕릉은 총 44기이지만 태조의 왕비 신의왕후의 제릉, 정종과 정안왕후의 후릉, 연산군묘, 광해군묘 등 4기는 북한에 있어 제외됐다.

조선왕릉의 특징은 풍수지리에 따라 배산임수 형태를 취하며 넓은 숲속에 자리 하고 있다. 또한 왕릉 주변의 석물 중 호랑이(石虎)가 있는 것은 중국과 사뭇 다른 점이다. 사방을 향해 선 상석, 석호 등 석물은 통일신라 시대 때부터 배치되었는데 조선왕릉의 석물만 1500개에 달한다. 문인석과 무인석의 크기가 시대별로 차이가 나는 점도 흥미롭다.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보존에 각별히 공을 들여야 한다. 또한 조선왕릉을 종종 찾아 특징과 의미를 곱씹고 주변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방문을 권하는 것도 좋다.

인도 타지마할은 무굴제국 황제인 샤 자한(재위 1628~1658)이 왕비 뭄타즈 마할을 애도하며 22년에 걸쳐 지었다는 대리석 궁전 형식의 묘지로,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만 한해 50만명에 달하고 내국인까지 합하면 200만명을 웃돈다.

조선왕릉의 원형 보존 노력과 함께 시민과 관광객들이 더욱 편하게 자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한편,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힐링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상당 수 조선왕릉이 서울 인근에 있다.

서울과의 교통 편은 좋지만 조선왕릉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개선해야 할 것도 많다. 주차, 숙박시설과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아우르는 재미나고 유익한 스토리 텔링 발굴도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 만들어진 고인돌을 비롯해 조선왕릉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무덤이 많다. 이들 무덤은 우리 삶의 DNA를 담고 과거와 현실을 이어준다. 어릴 적 소풍과 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주말에는 조선왕릉에 가보자. 눈이라도 오면 겨울바다만큼 강렬한 느낌을 받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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