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컨소시엄 아파트', 건설사 네이밍 '골몰'
대세로 떠오른 '컨소시엄 아파트', 건설사 네이밍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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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대부분…조합원 입김에 새로운 브랜드 적용도

▲ 이미지=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힘을 모은 '컨소시엄' 아파트가 분양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컨소시엄 아파트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각 건설사의 건축 노하우는 물론 더블 브랜드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으며 건설사들도 사업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어 규모가 큰 공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때문에 건설사들도 컨소시엄 아파트 단지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지명은 아파트의 첫 이미지로 인식되는 데다 잘 지은 이름이 아파트의 입지는 물론 브랜드, 상품특징까지 모두 설명할 수 있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컨소시엄 아파트 단지명은 보통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대림산업-롯데건설 컨소시엄. 응암2구역 재개발), 의왕 더샵캐슬(포스코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 의왕 오전가구역 재건축) 등 시공사의 아파트 브랜드를 합쳐 만든다. 사업 지분이 많은 아파트 브랜드가 통상 단지명 앞에 위치한다.

하지만 컨소시엄 상당수가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에 자주 적용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은 이름 지을 때부터 조합 측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컨소시엄 단지의 조합은 시공사의 브랜드를 떼고 독자적인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유일한 단지'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 수가 많을 땐 단지명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당초 과천주공2단지의 경우 시공사인 SK건설과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명에서 따와서 '과천 캐슬앤뷰(가칭)'로 홍보했지만 최근 조합 측은 전문 브랜딩 업체와 손을 잡고 새 아파트 브랜드 개발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이 공동 시공한 고덕그라시움도 일반 공모를 거쳐 단지명을 확정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들의 경우 상황은 복잡하다. 현재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들은 대부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강남권에서 컨소시엄을 맺은 경우 해당 건설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린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8단지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컨소시엄을 맺고 개발에 나서는 만큼 현재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넣어 '디에이치자이'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 내부에서는 그런 명칭을 쓰는 것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디에이치가 프리미엄 브랜드인데 반해 자이는 그냥 일반 브랜드로 가치에서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사업팀 내부에서 개포8단지가 디에이치자이로 불리는 것에 대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컨소시엄을 맺은 상대 건설사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있으면 같이 불려도 어느 정도 감안하겠지만 일반 브랜드와 같이 불리는 것은 아닌 듯해 최근 언론사 등에게 그런 명칭은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 강남권 컨소시엄 재건축 단지는 조합측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요구하더라도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사실상 거부하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의 위험성을 분산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높은 신뢰도와 우수한 상품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아파트 분양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하자 발생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복잡한 단지명이나 새로운 브랜드를 적용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억하기 어려운 단점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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