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맹위에도 식지 않은 이재용 부회장 13차 공판
동장군 맹위에도 식지 않은 이재용 부회장 13차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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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변호인', 이영선 판결 양형 기준 공방
고영태, 신변위협·가족 반대로 증인 불출석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강추위가 밀려와 법원 출입문 손잡이에 손이 쩍쩍 달라붙고 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내려갔다. 이런 혹한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쏠린 관심은 식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서관 6번 법정 출입구 옆에 초록색 천막이 설치돼 있다. 천막 안에는 방청권 교부를 위한 사각형 책상 두 개와 4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일자로 된 의자가 놓여 있었다. 천막 안에는 서울고등법원 방청권 교부라고 써 있는 선간판도 눈에 띄었다.

이 천막은 서울고등법원이 설치한 것으로 이재용 재판 방청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방청권을 얻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이다.

▲ 서울고등법원이 이재용 부회장 재판 방청권 교부 장소로 설치한 천막 (사진=윤은식 기자)

13일 방청권이 선착순에 따라 배분되는 탓에 이른 아침부터 방청권을 얻으려는 일반인과 취재기자 것으로 보이는 가방과 돗자리 등 소지품이 대기 줄을 만들었다. 살을 에는 추위에 사람 대신 가방이 줄을 선 것이다.
 
체감온도는 영하 16도, 난방기구 하나 없어 천막 안은 냉동고와 다름없었다, 천막 안에는 삼성 직원으로 보이는 4여 명의 남성과 기자, 일반인들이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도 모자라 손난로를 얼굴에 가져다 대고 연신 비벼댔다.

9시 30분께 법원 직원이 수용인원 수대로 방청권 배부를 시작했고 10여 분이 지나지 않아 방청권 배부는 마무리됐다. 이날 대기인원은 45여 명, 배부된 방청권은 32장, 나머지 13여 명은 재판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방청권을 받지 못한 일부는 사법 정의를 외치며 이재용 부회장의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 매서운 추위에 방청권을 받으려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이들의 가방 등 소지품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법원 관계자는 "법원 사정상 사전 인터넷 방청권 교부는 하지 않고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교부하고 있다"면서 "재판이 시작된 이후 방청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것으로 안다, 장소가 열악해 죄송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 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인 13차 공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변호인단이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언급하며 이 부회장의 양형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 전 경호관 판결문 양형기준을 보면 대통령 지시를 거부하기 어렵고 비난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볼 수밖에 없어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의 요청은 명백한 위법이 아니면 거절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별검사팀(특검)은 "이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가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했다"며 "원심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고 탄핵소추 등 급박한 상황이 되자 이 전 행정관이 박 전 대통령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최 씨가 의상과 관련한 일만 한 것으로 거짓 진술했을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는 이 전 행정관의 자백으로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빠졌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은폐·축소하려고 했다는 것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이 항소심 판결의 증거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 전 행정관의 항소심 판결문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사정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공모관계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K)이사가 신변위협 등 이유로 또 불출석했다.

특검 측은 "고영태 증인이 어제까지 출석을 고려해 보겠다고 했으나 신변 위협을 느끼고 가족들의 만류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고 전 이사는 지난달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 피습사건을 이유로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며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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