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말 역대급 인사 태풍…관전 포인트는?
은행권 연말 역대급 인사 태풍…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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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4대 은행 임원 80명 중 59명 임기 만료
세대교체·계파갈등 해소·내부쇄신 '주목'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은행권에 연말 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 실제 연내 공식적인 임기가 끝나는 주요 시중은행 임원급 인사가 무려 59명에 달한다. 은행권 임원 네명 중 세명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셈이어서 각 은행별 인사 속도와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임원 80명 중 59명의 임기가 연내 만료되면서 향후 임원인사 폭이 '태풍' 수준으로 커지게 됐다. '세대 교체'·'계파갈등 해소'·'내부 쇄신' 등 시중은행들의 사정도 제각각이라 앞으로 임원인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 다양한 해석이 뒤따른다. 

먼저 국민은행의 경우 15명의 임원 중 7명의 부행장을 포함한 13명의 임기가 이달 31일 끝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젊은 행장으로 꼽히는 허인 행장이 '세대 교체'를 위해 젊은 감각을 보유한 임원들을 대거 발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아울러 국민은행이 과거 옛 국민은행과 한국주택은행, 한국장기신용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만큼 계파 안배도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내정 당시 허 행장은 계파 중에선 비주류에 속했던 옛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KB사태 트라우마를 겪는 조직 통합의 상징적인 인사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요직을 나눠왔던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의 인사 안배가 어느 수준까지 해소될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린다. 

신한은행은 올해 취임한 위성호 행장이 9개월 만에 첫 인사를 단행한다. 그간 신한은행은 임원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인사에서 신한은행은 임기가 만료된 부행장과 부행장보 8명 가운데 대부분을 유임하거나 승진시키고 단 2명만 퇴임하는 제한적인 인사를 했다. 

하지만 올해 신한은행이 리딩뱅크(Leading bank) 자리를 국민은행에 내준 터라 큰 폭의 쇄신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을 확대하고 현장 영업동력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진행된 올 하반기 조직개편 역시 최소한으로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상당한 인사 교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부행장급 임원 6명의 임기가 연말 끝나는 등 총 18명의 임원 중 12명이 인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함영주 행장이 이끄는 하나은행은 24명의 임원 가운데 전무 이상 21명이 이달 임기를 마친다. 지난해 본부장의 40%를 교체하는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해 올해는 임기 연장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지 채 3년이 되지 않아 함 행장이 어느정도 수준에서 '탕평인사'를 펼칠 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부행장, 전무, 상무급 임원들 중에 14명은 하나은행 출신 임원이 재임하고 있고 9명이 외환은행 출신 임원이 점하고 있다.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새로운 행장을 맞아 인사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과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도모할 것이란 주장이 교차한다. 현재 우리은행 임원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동수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손태승 차기 행장을 제외한 23명의 임원 중 13명의 임기가 이미 지난 8일 만료됐지만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손 내정자의 취임 직전(오는 22일)까지 연장해 놓은 상태다. 

다만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신 은행과 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임원 인사를 하겠다"는 손 내정자의 발언이 연말 임원인사 때 반영될 것으로 보여 인사 폭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손 행장의 발언은 그간 불문율처럼 적용돼 온 '동수원칙'을 깰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는 13일 손 내정자가 사내 방송을 통해 연말 인사 기준과 원칙을 알릴 계획"이라며 "그때 손 내정자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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