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지배구조, 투명성 vs 新관치…'셀프연임' 논란
금융사 지배구조, 투명성 vs 新관치…'셀프연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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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 주변 한 식당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최종구 "특정인 겨냥 아냐…리스크 줄이는 차원"
금융권 "자체 승계 프로그램 보유…과도한 간섭"

[서울파이낸스 손예술 기자]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을 저격하는 발언을 한 가운데 당국과 업계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간 금융회사에 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신 관치금융'이라는 시각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투명화 차원이라는 입장이 격돌 중이다.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민간 회사 인사에 개입할 의사도 없고 정부는 여태껏 그래오지 않았다"며 최근 한 작심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지적이 나오는 것은 주인이 없기 때문"이라며 "현직이 계속 할 수 있게 여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정부가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2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 최고책임자(CEO)가 임기 이후 경영공백없이 승계가 잘되록 해야하는데 경쟁할 수 있는 유력 후보를 조치해 대안이 없이 연임하고 있다며 '셀프연임'에 대해 지적했다.

최근 금융그룹 CEO들이 속속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최 위원장은 "그런 상황을 알긴 하지만 특정인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며 "지배구조 문제가 있다는 게 정부가 말한 배경"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지배구조 투명성을 점검하고 금융사가 갖고 있는 승계 프로그램을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내 '금융그룹감독혁신단'을 신설했으며, 금융그룹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팀도 새롭게 꾸려졌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사 나름 지배구조 승계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지만 BNK금융지주도 갑자기 회장에게 문제가 터지고 공백이 길어지고 논란도 생겼다"며 "이런 걸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간 금융사는 승계 프로그램은 자체적인 프로그램인만큼 금융당국의 개입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체 승계 프로그램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이사들과 논의를 거쳐 도출된 것"이라며 "당국이 민간회사 CEO 선출 과정이나 절차까지 간섭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은행지주사 관계자는 "위급할 경우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안도 자체적으로 보유 중인데 이를 당국이 들여다본다는 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제도가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찾아보겠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며 그나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제도 뭐가 있을까 찾아보겠다는 뜻"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지주회사 회장에 능력있는 사람이 선임되고, 그 사람이 제대로 평가 받게 하는 시스템 갖추게 하는 것이 당국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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