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中 뿌리치고 21조원 英 원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한전, 中 뿌리치고 21조원 英 원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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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한국전력(한전)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전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수주가 확정되면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처음으로 원전 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한전은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누젠(NuGen)의 일본 도시바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한전과 도시바는 앞으로 수개월간 지분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상이 원만하게 완료되고 우리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와 누젠 소유주 변경에 대한 영국 정부의 승인 절차가 끝나면 최종적으로 도시바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한전은 "원전 수주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라 영국 원전사업 참여를 위한 배타적 협상의 시작을 뜻하는 것"이라며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8년 상반기에 누젠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영국 신규 원전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는 21조원 규모로 잉글랜드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차세대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계획이다. 약 3GW 규모로 2030년께 원전 건설 개발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개발사인 누젠 컨소시엄의 지분 100%는 일본 도시바가 보유하고 있다. 도시바는 2006년 원전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세계적으로 원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손실이 발생하자 원전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누젠 지분도 매각하기로 했다.

한전은 2013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법률, 재정, 회계, 기술 분야 해외 유수 자문사와 함께 실사를 벌였다. 영국 현지에서 한국 원전 설명회도 개최했다.

최근에는 중국 광동핵전공사(CGN)가 경쟁자로 급부상하면서 치열한 인수전을 펼쳤다. '원전 굴기'를 내세운 중국이 선진국 시장 진출을 겨냥해 공세적으로 이번 인수전에 나선 데다, 우리 정부가 '탈(脫) 원전 정책'을 내세우면서 한전의 입지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같은 악조건을 극복하고 수주에 성공했다.

한편 영국 수출 원전 후보는 한국형 신형 모델인 APR 1400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델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으며 UAE에도 수출됐다.

APR 1400의 유럽 수출형 원전인 'EU-APR'의 표준설계는 지난 10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 이미 유럽 수출길을 확보한 상태다. EU-APR 표준설계는 APR 1400을 유럽 안전기준에 맞게 설계한 것이다.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사업자가 건설비를 조달하고 완공 후 전기를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자금 조달 능력이 한전 수주의 마지막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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