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만 무성한 차기 농협은행장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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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농협중앙회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 급부상…농협중앙회 입김 '막판 변수'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NH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NH농협은행장을 비롯한 금융계열사 최고 경영자(CEO) 인선에 좌고우면하며 머뭇거리고 있다. 차기 농협은행장에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쪽에선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친분이 있는 인사를 점치는 등 하마평만 무성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4일 주요 금융계열사 CEO 선임을 논의하기로 했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연기했다. 농협금융지주 측은 "NH농협은행,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캐피탈 등 모든 계열사 인사를 한꺼번에 진행하다보니 절차가 다소 지연되고 있고, 다음주 다시 임추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임추위는 지난달 20일 첫 임추위에서 147명의 후보군을 가려내고 두번째 임추위에서 이를 절반 정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계열사별로 6~7명의 CEO 후보군을 추렸으나 압축 후보군 확정을 두고 임추위원들 간 입장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농협은행장 인선이 임추위의 결단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기봉 NH농협생명 대표, 이윤배 NH농협손보 대표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논쟁이 될만한 사안은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장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고태순 농협캐피탈 사장과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 대신 최근엔 초기 세평에 오르지 않았던 이대훈 상호금융 대표가 차기 은행장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이 대표의 사표가 지난 4일 수리된 것이 은행장으로 이동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 대표는 2004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작년말 상호금융 대표에 오르면서 초고속 승진을 이뤄낸 인물로 꼽힌다.

문제는 오는 22일 열리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이 대표가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다. 상호금융이 소속된 농협중앙회가 공직유관기관이어서 이 대표가 자리를 옮기기 위해선 반드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만약 이 대표가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행장 인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의 100%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농협은행장 선임과정에서 농협중앙회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미 임추위에는 김병원 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이 비상임이사 자격으로 합류했다. 

외형상으론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은행장 인사권을 쥐고 있지만 채용비리에 연루돼 사퇴 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벌써 김 중앙회장과 친분이 있거나 농협중앙회와 돈독한 인사들을 차기 행장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먼저 '전략통'으로 불리는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이 김 중앙회장과의 대표적인 친분 인사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앞서 유력 행장 후보로 거론된 고태순 대표도 김 중앙회장과 같은 호남 출신이다.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은 잠여정부 시절 청와대 농어촌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내 중앙회에서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협금융은 이날 부행장 등 집행간부 인사를 예정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례적이긴 하지만 업무공백을 최소화 하자는 김용환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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