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투자 가능한 '리츠'…투자자·정부 모두 '관심'
소액 투자 가능한 '리츠'…투자자·정부 모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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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츠'가 투자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서울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간접 투자 통해 수익 얻을 수 있어…투자자금 분산 효과도
"상장 리츠는 극소수…활성화 위해 일반인들 접근 용이해야"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정부가 청약조건·금융규제 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자, 간접적인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리츠'가 투자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데다 부동산 실물자산으로 몰리는 투자자금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투자자와 정부 모두 리츠 시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한 후, 발생한 이익을 다시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부동산 투자신탁으로, 투자자는 배당수익과 함께 지분 매각 시 생기는 차익도 얻을 수 있다.

5일 한국리츠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운용 중인 리츠는 186개다. 지난해 말 169개에서 6개월 만에 17개가 늘었다.

리츠 총 자산의 규모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25조928억원이던 자산 규모는 올 1분기 27조5073억원을 기록한 후, 2분기엔 29조407억원까지 늘어났다.

정부의 규제에 막혀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 주택시장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리츠 시장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유동 자금이 리츠 시장으로 몰린 영향이 크다.

그동안은 땅이나 건물을 직접 매입해 시세차익을 보거나 분양권 전매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면, 이젠 간접적인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리츠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엔 기관투자자 위주의 사모방식의 리츠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서 일반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공모방식도 늘면서 리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5%선을 웃돌 만큼 개선되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면서 "내년에 부동산투자법 개정이 시행되면 리츠 시장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리츠 활성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부동산 실물자산에 대한 투기를 규제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투자자금을 리츠 시장에 묶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10·24 가계부채 대책에선 사모리츠를 공모리츠로 전환하기 위한 규제 개선 방안도 내놨다. 공모 의무가 면제되는 채무 상환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올리고, 상장 심사기간을 줄이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통해 공모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미 국민 누구나 투자 가능한 상장리츠를 선보이며 투자 문을 넓혔다. LH는 성남 판교복합단지 중심상업용지의 오피스 빌딩 리츠 공모·상장을 추진할 민간사업자를 이달 안에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역시 이달부터 리츠 방식을 도입해 사회주택 공급 확대에 나선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초기 자본금 50억원을 출자해 '서울사회주택리츠'를 설립·운영에 나서는 것이다. 서울시는 리츠 방식을 도입해 공공재원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해 저렴한 임대료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민간사업자 선정을 통한 리츠 상장으로 이제는 국민 누구나 소액으로 대규모 빌딩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연평균 5~6% 수준의 배당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이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다만 업계는 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모리츠에 비해 공모·상장리츠의 성장이 더뎌 일반 국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리츠 중 상장된 리츠는 극소수"라면서 "건전한 투자가 가능한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 국토부가 내놓은 방안에도 공모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어 이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세부담 경감 등을 도입해 우량한 공모·상장 리츠를 육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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