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신한+조흥 합병 협상 타결, 그러나, '산넘어 산'
(초점)신한+조흥 합병 협상 타결, 그러나, '산넘어 산'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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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결합 여부가 시너지 좌우.
미묘한 사안 2년후 통추위로 모두 미뤄...해결아닌 새출발점지적.

신한지주와 조흥은행간 물리적 결합은 일단 성사됐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까지 가기에는 여러모로 상황이 만만치 않다. 역사적 배경, 조직문화, 영업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닮은꼴보다 차이점이 도드라지는 데다 자산 기준 덩치도 똑같아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노조의 저항도 어느 때보다 드세다. 이에 신한지주가 화학적 결합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향후 합병 시너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각각 총자산 74조원인 두 은행의 합병으로 은행권 판도는 ‘4강 3약’ 체제로 재편됐다. 국민은행 220조원 자산에 이어 일약 2위로 뛰어오르며 우리, 하나은행과 함께 4강체제를 구축한 것.

그러나 합병 성격 면에서는 여타 은행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국민-주택은행이 소매금융은행간 합병, 우리은행이 기업금융간 합병인 반면, 신한지주와 조흥은행의 합병은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다른 합병과 달리 가장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은 이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 가능성은 어느 합병보다 불안하다. 조흥은행 임·직원들은 ‘最古은행’이란 자부심과 민족자본이란 자긍심이 누구보다 강하다. 조직문화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자본의 논리가 역사성을 압도하긴 했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의 ‘즉각적 대등합병’ 제안을 껄끄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신한지주와 조흥은행의 이러한 화학적 결합방식에 대한 인식 차이는 두고 두고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2일 협상타결로 25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조흥은행은 신한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후 3년간 지주회사 내에서 독립법인을 유지하며 조흥은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다.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은 2년후에나 진행될 예정이다.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동수로 구성될 통추위는 앞으로 2년후부터 통합논의를 진행하고 1년이내에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통추위은 대등통합, 직원의 고용 보장이라는 원칙하에 통합은행의 명칭을 `조흥`으로 할지의 여부와 점포폐쇄 등을 결정한다. 이번에 비켜갈수 있었던 첨예한 사안들이 2년후에는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의 극한상황에선 통합자체가 다시 무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발언은 오늘의 합의가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임이 될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2년후 실질적인 합병작업을 맡게될 통추위구성을 신한과 조흥이 각가 동수로 대표를 선임하고 위원장 또한 객관적인 외부 인사로 하기로 한 것은 지금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예민한 사안을 2년후로 고스란히 미룬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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