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얼마 전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을 비롯한 대산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이 30여 만 마리의 조피볼락(우럭)과 넙치(광어)를 삼길포항 앞바다와 가로림만 등에 풀어줬다.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행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낚시인들에게 삼길포항은 우럭이 잘 나오는 곳으로 유명해졌고 관광객들도 많이 몰린다.

그런데 치어가 아닌 성어를 방류한 것이 문제가 됐다. 먹성 좋은 우럭 성어가 치어를 잡아먹기 때문에 자칫 삼길포 해역의 어종 수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가했던 업체들은 지역민들이 성어를 방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하소연했다. 어종의 특성을 모르는 기업 입장에서는 주민들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을 터. 좋은 일 하려다가 볼기 맞은 꼴이 됐다.

하지만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무지(無知)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일은 실제로 많다. 단적인 예가 명태다. 70~80년대만 해도 겨울철이면 밥상에 흔하게 올라오던 생선이 명태였다. 명태탕은 겨울철 단골 반찬이었고 코다리찜은 입맛을 돋게 만들었다.

심지어 새끼 명태인 노가리는 맥주 안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에게 위안을 줬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명태잡이 어선들은 근해로 나가 그물을 던졌고 셀 수도 없는 명태에 기뻐하며 명태가 사라질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급기야 우리나라 동해에서 명태를 찾아볼 수 없게 됐고 부랴부랴 명태 복원에 나서 2015년에야 치어를 동해에 방류했다.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인 상쾡이도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고 맑은 물에 사는 돌고기, 열목어, 어름치 등도 서식하는 지역이 크게 좁아졌다. 무심코 잡았던 어종이 부지불식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매주 낚시를 하다보면 잠깐 놀러 와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어종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오직 잡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먹고 있는 물고기들도 잡아서는 안 되는 금어기가 있으며 체장(體長)이 작으면 놔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잡아간다.

무지 때문이다. 우럭은 23cm, 광어 21cm, 쥐노래미 20cm, 문치가자미(도다리) 15cm, 고등어 21cm 이하 등 수많은 어종 보호를 위해 포획금지체장 또는 체중이 정해져있지만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치어를 잡다가는 언젠가 그 물고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최근 들어 ‘도시어부’란 TV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아지며 낚시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대어를 멋지게 잡아내는 모습에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평가와 함께 이참에 낚시를 배워야겠다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매주 낚시를 다니는 기자로서도 반가울 따름이다.

하지만 낚시도구를 사기 전에 금어기와 다시 놔줘야 하는 물고기의 체장과 체중도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낚시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것도 반드시 알아두는 것이 진짜 ‘꾼’으로 가는 정도(正道)이자 어종을 지키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