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집중화 전략 3년, 성과낼 것
직원 '유니버설 뱅커'로 변신해야
[서울파이낸스 손예술 기자] 지난 2014년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 간 불화로 촉발됐던 'KB사태' 이후 3년 만에 KB국민은행장이 취임했다. 당시부터 KB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이 겸직하며 이끌어왔으나, 올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지주회장과 은행장 자리를 분리했다.
새롭게 선임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3년은 KB국민은행을 재건하는 시기였다"며 "디지털(Digital)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공언했다. 다시 KB사태와 같은 일이 없도록 지주회장과 은행장 간의 사전 소통을 강조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2014년 이후를 "떠올리기 싫은 굉장히 가슴 아픈 사건이며 원래 있던 위치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시기"라며 "3년 동안 아팠던 상처를 메워 가며 뒤쳐졌던 부분을 회복하기 위해 전 직원이 뭉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허인 행장은 디지털 뱅크를 핵심전력으로 꼽았다. 허 행장은 "KB국민은행의 디지털 경쟁은 국내 금융기업을 넘어 글로벌 선진기업과의 무한경쟁"이라며 "우리에게는 많은 고객 수와 거래량을 한치의 오차없이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장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향후 전력으로 비대면 채널인 디지털 부문에 방점이 찍히다보니, 지점 및 인력 운용 슬림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태다. 그러나 허 행장은 "지점 및 인력 운용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용을 줄여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지속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허 행장은 "KB국민은행은 과거부터 이를 대비해 준비해왔다. 파트너그룹(PG)을 운영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3년 차가 된다"며 "점포 전략 지점이 몇 개 모인 형태인데, 수천개의 지점이 규모만 다르게 똑같은 영업을 하는게 아닌 고객과 운영 수요에 따라 역할 분담을 하는 지점"이라고 대답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 여러 개의 국민은행 점포가 있다면 수요에 따라 한 곳은 외국환 전문, 한 곳은 기업금융 전문으로 집중화 영업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직원 개개인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인 은행장은 "앞으로 은행 영업조직은 고객에게 통합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 및 기업 고객에 대한 종합마케팅 역랑을 갖춘 '유니버설 뱅커(Universal banker)'만이 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은행이 연수 프로그램도 지원하겠지만 직원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허인 신임 행장은 KB국민은행을 이끌면서 과거 KB사태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허 행장은 "지주회장과 행장은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교감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주와 은행 겸임 임원에 대한 인사 역시 윤종규 회장과 사전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