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 유한양행 '삐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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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년 한 신문에 실린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풀어야 합니다!'란 제목의 유한양행 '삐콤' 광고. (사진=유한양행)

 유일한 박사 창업정신 깃든 비타민 복합제…꾸준한 성분 보강으로 54년 장수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유한양행의 비타민 제품 '삐콤씨'는 올해로 출시 54주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다. 삐콤씨는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가 전쟁 후 영양 부족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국민을 위한 저렴한 영양제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에 탄생했다. 태생부터 국민건강을 향한 유한양행의 창업정신이 깃든 제품이기 때문에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민 영양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삐콤씨의 탄생은 1960년대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전쟁 후 가난의 대명사였던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많은 사람은 배고픔과 싸우며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지 못했다. 당시 가난한 국민들은 미국의 원조로 들어온 옥수수가루를 배급받으며 강냉이죽으로 주린 배를 채웠는데,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던 이들에게 피부병 '펠라그라'와 같은 비타민B 결핍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옥수수는 체내에서 분해되며 비타민 B3(니아신)가 대량 소모되기 때문에 펠라그라가 발병하는 원인이 돼 비타민 B군의 섭취가 더 필요하게 된다. 영양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들에게는 펠라그라뿐 아니라 각기병과 구루병 등 비타민 B 결핍증이 흔하게 나타났다.

이들을 위해 1963년 탄생한 비타민 B 복합제가 삐콤씨의 전신 '삐콤'이다. 삐콤이라는 이름은 주성분인 비타민 B 콤플렉스(비타B복합제)를 줄인 것이다. 삐콤은 유일한 박사의 특별한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비타민 B 결핍증으로 고통받는 국민이 많은 것을 보고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해 저렴한 값에 건강증진과 영양을 보급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탄생한 것이다. 삐콤은 '비타민 B 보충은 절대 필요'라는 지면 광고를 시작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 유한양행이 1963년 출시한 '삐콤'과 2012년 재단장한 '삐콤씨', 올해 출시한 '삐콤씨 액티브'. (사진=유한양행)

1960년대는 해열제, 비타민 등에 합성마약을 넣어 제조한 '메사돈 파동', '밀가루 항생제 사태' 등 제약업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았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모든 약품의 성분과 함량을 정직하게 지켜 버들표 자체가 신용의 상징이 되도록 했다. 비타민의 경우 습기와 열 때문에 제조 중 자연 손실되는 것까지 고려해 여유분을 더 넣어 약전에 명기한 함량과 똑같도록 제조했다.

삐콤은 1960~1970년대 우리나라 비타민 시장을 선도해왔다. 출시 10여년 만인 1975년에는 처음 삐콤을 선보인 1963년보다 1239%라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렇게 성장한 삐콤은 시장에 나온 지 20여년만인 지난 1987년 삐콤씨로 다시 태어난다. 삐콤씨는 비타민 B와 C의 복합제다. 성분과 함량이 대폭 보강됐고, 비타민 C는 50mg에서 600mg으로 12배나 늘었다.

제형 역시 '당의정'에서 '필름코팅정'으로 개량돼 비타민을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한양행은 1997년 '삐콤씨 에프'를 선보였다. 다양해지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엽산, 비타민 E, 철분 등을 보강한 것이다. 2004년 말에는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우루소데스옥시콜린산'(UDCA) 10mg과 엽산, 아연 등을 함유한 '삐콤씨 에이스'를 출시했다.
   
유한양행은 2012년 삐콤씨 출시 50돌을 맞아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여성을 위해 항산화물질인 '코넨자임Q10', '비타민E'를 더한 '삐콤씨 이브'를 선보인 것이다. 올해 4월에는 '활성비타민'이 함유된 '삐콤씨 액티브'도 출시했다. 출시 후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 온 삐콤씨는 장수 브랜드의 자부심을 넘어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과 제품력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고객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제품을 다양화하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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