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 인수전, 국내 경기 활성화 여부 '관건'
동부대우전자 인수전, 국내 경기 활성화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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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 자존심 살릴 기업이 적격"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가전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이 기대만큼의 열기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외 기업들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예상했던 매각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에 희망 가격을 제시하면서 인수 분위기를 차갑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3일 의류 주문자위탁생산(OEM) 회사 글로벌세아가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간 유일한 국내기업 인수 후보였던 대유위니아의 국내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이로써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은 국내기업과 외국기업 대결이 됐다.

동부대우전자는 해외 영업망을 갖춘 매력적인 가전회사지만 현재 곳간이 텅 비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유지됐지만 영업이익율이 2014년 0.9%에서 2016년에는 0.1%로 무려 0.8%p 내리막 추세이고, 당기순이익은 2014년 60억원 적자에서 2016년 228억원 적자로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또한 3년간 총차입금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부채비율은 2014년 383%에서 2016년에는 433%로 계속 증가했다.

▲ 동부대우전자 2014년~2016년 경영실적 현황 (표=이호정 기자)

이와 함께 이달 2일 특수관계자인 DB하이텍으로부터 170억원 운영자금을 차입하는 등 유동성은 더 나빠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3년간 매출액은 유지되고 있으나 매출채권회수기일이 늘어남에 따라 부실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에도 400억원 이상의 경상적자가 될 것이라고 투자은행(IB)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업체들은 저마다 동부대우전자를 살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경기를 살릴 수 있는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줘야하는게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중국과 멕시코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다. 중국 공장의 경우 현재 중국 근로자의 인건비 상승과 줄어들긴 했지만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반한정서 등 기업경영을 내실 있게 지속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의 생산라인을 국내로 전환한다면 국가와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실시한 유턴기업지원법에 따라 국내 일자리를 늘리면 정부의 탄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출 실적 면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를 활용한다면 중국은 물론 동남아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예상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동부대우전자의 적격 인수자로 대유위니아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최근 주요 공장과 본사를 광주광역시로 이전하고 본격적인 '광주시대'를 알렸다.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 인수할 경우 광주는 물론 국내 경기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에서 보는 시각이다. 광주 하남공장단지를 가전의 메카로 만들고 나아가 광주를 수출 전진기지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도 크게 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이 일부 라인을 제외하고 생산 기반 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광주 생산단지와 고용시장은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었다.

이에 대유위니아의 광주 이전 이후 최근 시즌을 맞은 김치냉장고 딤채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광주에는 일자리가 느는 등 지역 경제에 훈풍이 돌기 시작했다. 최근 대유위니아는 딤채 생산을 위해 280여 명을 추가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세계경영을 내세우며 '메이드 인 코리아' 가전을 대표했던 동부대우전자가 해외에 헐값에 매각되면 국내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국내업체가 인수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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