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마련된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수요자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급물량 확대, 소득요건 더 완화해야" 지적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8∙2 대책으로 '100% 청약 가점제'가 시행되면서 젊은 신혼부부들에게 청약시장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다.

가점제는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점수가 높은 구조여서 신혼부부들은 사실상 당첨이 힘들어졌기 때문인데, 특별공급으로 눈을 돌려봐도 조건이 까다로워 신혼부부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 특별공급으로 몰리는 신혼부부, 소진율 '껑충'

1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일 특별공급 접수를 받은 '시흥시청역 동원로얄듀크'는 145가구 모집에 145가구가 모두 소진돼 소진율 100%를 기록했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와 다자녀, 노부모 부양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무주택자를 위해 일반 청약보다 우선적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전체 분양물량의 10~20%가량이 특별공급으로 분양된다.

지난 31일 '고덕 아르테온'은 435가구 모집에 328명의 당첨자가 나와 평균 75%의 소진율을 기록했으며, 같은 날 특별공급을 진행한 '송도 SK뷰 센트럴'도 124가구 모집에 108명의 당첨자가 나와 평균 87%의 높은 소진율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특별공급은 40~60%의 소진율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난 9월 20일부터 '100% 청약 가점제'로 청약제도가 바뀌면서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들이 특별공급으로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84점이 만점인 청약가점은 항목별로 '부양가족 수'가 최고 35점으로 배점되고, '무주택 기간' 32점, '통장 가입 기간' 17점 등이어서 부양가족 수가 적은 사회초년생이나 젊은 신혼부부의 당첨이 사실상 어렵다.

◇ "물량 적고 소득요건 까다로워"

문제는 특별공급 물량이 워낙 적은 데다 소득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특별공급 비중을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 아파트는 기존 10%에서 20%로, 공공분양은 15%에서 30%로 늘리겠다고 예고하며 이달 중순께 발표될 주거복지로드맵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길 전망이지만, 아직도 수요에 비해 물량이 적은 편이다.

특히 소득기준에 충족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이거나 배우자가 소득이 있을 경우 120%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웬만한 중소기업을 다니는 맞벌이 부부는 청약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예컨대 맞벌이 부부의 월소득이 586만원을 넘으면 특별공급 청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투기수요가 빠지면서 실수요자의 기회가 많아진 분양시장에서도 신혼부부들의 표정이 어두운 이유다.

이 때문에 지난 10일 청약접수가 끝난 후 미계약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래미안 DMC 루센티아' 현장추첨장에는 20~30대 젊은 부부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서 추첨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별도의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가점에 상관없이 추첨으로만 뽑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신혼부부들이 많았다는 게 분양관계자의 얘기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날 25가구에 대한 분양신청 접수 결과, 1500명이 몰리면서 60대 1의 경쟁률로 전가구가 완판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청약제도가 바뀌면서 젊은 신혼부부들은 당첨확률이 확연히 낮아졌다"면서 "특히 실수요가 많은 강남권 등의 지역은 가점이 60점 이상 돼야 경쟁해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 청약 가점제가 적용된 단지들의 청약결과를 살펴봤을 때,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젊은 세대의 당첨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연령별 상황을 반영한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