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새는 신도시 정책 밖(해외)에서도 '망신살'
안에서 새는 신도시 정책 밖(해외)에서도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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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신도시 계획 준비부족등 내달 착공 '불가능'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신도시정책 혼선으로 온나라가 난리법석을 떠는 와중에,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 신도시 1호' 사업이 工期를 맞추지 못해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준비 부족과 무리한 계획으로 당초 약속한 일정을 지키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
 
8일 정부가 아프리카 북부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남쪽으로 30km 정도 떨어진 부이난 지역 180만 평에 주택 1만 채와 골프장, 호텔 등을 갖춘 신도시를 짓기로 한 시도시 계획이 표류중이라고 동아일보가 건교부발로 단독 보도했다.

신문에 의하면 올해 6월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7월 착공, 오는 2011년 말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이 사업에 참여할 한국 건설회사도 확정되지 않아 6월 실시계획 승인은 이미 물 건너갔고, 연내 착공마저 불투명하다는 것. 
 
특히, 부이난 신도시는 지난해 3월 노 대통령이 알제리를 방문해 '한-알제리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뒤 추진된 사업으로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올해 1월 알제리 국토개발환경부 장관과 합의각서(MOA)도 체결했다. 양국 정부 간 계약에 따른 것이어서 공기를 맞추지 못한 데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정부가 추산한 사업 규모는 2조∼3조원으로, 이 공사비는 현지 아파트 분양대금 등으로 회수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업이 지연된 것은 민간 주도로 채산성을 철저히 따져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잘 모르는 정부가 나서 사업 결정부터 내린 뒤 민간업체를 끌어들이려 한 데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주먹구구식 행정의 결과물인 셈이다. 

건설업계는 국내 신도시 사업보다 수익률이 낮고, 해외 공사의 특성상 예상하지 못한 위험까지 감안해야 해 참여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신도시 개발 컨소시엄에는 동일하이빌 반도건설 우림건설 삼성씨앤씨 공간건축 등 5개사가 참여하기로 했지만 동일하이빌은 최근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건교부는 중소형 건설사만으로는 사업을 끌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을 설득해 뒤늦게 참여시키기로 했지만, 아직 컨소시엄 내부의 지분 배정이나 공사방식 등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 
 
건교부는 올해 안에는 착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최근 알제리 정부에 기한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망신은 당할 대로 당한 꼴이 됐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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