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 독감백신 가격 병원마다 '천차만별'…왜?
4가 독감백신 가격 병원마다 '천차만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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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A, B 병원 4가 독감백신 홍보물. (사진=각 병원 홈페이지 캡처)

국내외 제약사 9종 출시 건강보험 적용 안 돼 소비자 혼란 야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기간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4가 독감백신 가격이 각 병·의원마다 달라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국내·외 제약사 간 시장 선점 경쟁으로 공급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지만, 일부 병·의원에서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독감 백신은 크게 3가와 4가로 나뉜다. 3가 백신은 세 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 A형 2종(H1N1, H3N2)과 B형 1종(빅토리아)을 예방한다. 여기에 B형 바이러스 '야마가타' 예방을 추가한 게 4가 백신이다. 최근에는 4가 백신 공급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4가 백신 접종을 권장할 뿐 아니라 3가 백신을 맞고도 B형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에 출시된 4가 백신 제품은 모두 9종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녹십자와 SK케미칼, 일양약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경쟁했지만 올해는 보령바이오파마와 동아에스티, 다국적제약사 사노피가 합류했다. 한정된 시장에 여러 제품이 출시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도 한층 뜨거워졌다.

특히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2015년 4가 백신이 국내에 처음 풀렸을 때 접종 가격은 4만원가량이었다. 하지만 최근 1만5000원에 접종해준다는 병원까지 생겼다. 제약사들이 공급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평가다. 제약사들이 재고 소진을 위해 독감 예방 접종 기간이 끝날 무렵 가격을 낮추는 경우는 있지만, 제철 대목에 가격을 대폭 내린 적은 처음이다.

4가 백신 가격은 내렸지만, 예방접종 희망자들은 혼란스럽다. 지역과 병·의원마다 접종 가격이 다른 탓이다. 충북 청주시민 민모씨는 "4가 백신을 접종할 예정인데, 소아과는 작년과 동일하게 3만5000원이고, 인구보건협회의 가족보건의원은 2만9000원이다. 가장 저렴한 방법을 찾아도 4인 가족은 12만원이 든다"며 "병원은 왜 가격 조정이 안 되냐"고 물었다.

보건당국은 4가 백신 가격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독감백신 항목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의료서비스로, 병원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사업을 제외한 유료접종 백신 공급가격은 의료기관과 도매상의 민간계약으로 정해진다. 예방접종 비용 책정 역시 의료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무료지원 대상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국가 예방접종용 백신은 정해진 조달 단가로 보건소에 납품되지만, 그 외에는 가격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어떤 도매상이 얼마나 물량을 제공하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료 독감 예방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부터 59개월 이하 소아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통상적으로 독감 유행 기간은 11월에서 4월까지로, 질병관리본부는 10~12월을 독감 예방접종 시기로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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