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속 3분기 해외여행 지급액 7조8천억원 '사상 최대'
내수 부진 속 3분기 해외여행 지급액 7조8천억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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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여행수지 불균형 심화…해법찾기 노력 필요"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한국인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는 부진한데 해외 씀씀이는 커지면서 여행수지 불균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반여행 지급액은 69억5천530만 달러(약 7조7천621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직전 분기인 2분기(62억7천950만 달러)보다 10.8% 증가한 것으로, 이전 최고 기록이던 작년 3분기(65억9천500만 달러)보다도 5.5% 늘어난 수치다.

일반여행 지급액은 유학, 연수가 아닌 여행이나 출장을 목적으로 외국에 체류하면서 쓴 숙박료, 음식료품비 등을 뜻한다. 일반여행 지급액은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80년 1분기만 해도 8천260만 달러였으나 15년 후인 1995년 1분기(11억8천600만 달러)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0년대 말 4억 달러대로 급감했으나 2002년 1분기 20억 달러, 2005년 2분기 30억 달러, 2007년 2분기 40억 달러로 급증했다. 2000년대 말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일시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2014년 3분기 52억2천620만 달러로 50억 달러대를 돌파한 이후 증가세를 이어왔다.

올 3분기 해외여행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701만1천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했다.

해외여행 지급액 증가세는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수출 호조에 힘입어 각종 거시 경제 지표가 살아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만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여행 지급액만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은 우려할 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증가 폭이 1분기(1.9%), 2분기(1.7%) 확대됐지만 해외지급액 증가세에 못미친다. 이 때문에 9월 말과 지난달 초까지 이어진 '황금연휴'가 내수에 긍정적인 영향이 별로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리조트, 골프 여행 등 국내에도 다양한 여행 수요가 생겼지만 이를 충족하는 인프라가 없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여행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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