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현대모비스, 제 2의 도약이 필요한 시기다
[전문가 기고] 현대모비스, 제 2의 도약이 필요한 시기다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대림대 교수)
  • eunsik80@seoulfn.com
  • 승인 2017.11.0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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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 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독일의 보쉬다. 1만 명이 넘는 연구원으로 무장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큰소리치는 '슈퍼 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최근 화두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인 만큼 급변하는 흐름을 얼마나 수용하고 주도할 것인지가 과제다.

독일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4개가 포진할 정도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더욱 안정되고 발전 가능성이 큰 이유는 바로 메이커를 기반으로 강력한 글로벌 부품회사가 즐비하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항상 강조하고 부러워하는 '숨은 챔피언'인 강소기업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면서도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부품회사가 많다는 뜻이다. 이러한 단단한 강소기업을 기반으로 다국적 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이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우리는 세계 100대 부품회사가 여러 개 있고 이 중 현대모비스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매출 자체가 수위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순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개발 기반의 부품회사로 보면 매우 취약하다.

특히 현대·기아차를 기반으로 하는 납품실적이 커서 균형 잡힌 부품회사로서 보쉬 등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최근에 그나마 연구개발 인력을 보충하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적은 만큼 서둘러서 보완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세계 최초의 개발품은 아직은 매우 적은 상황이고 수입을 대체하여 국산화시키는 사례는 많으나 처음으로 획기적인 개발품은 아직 가물에 콩 나듯 드물다. 최근 파노라마 선루프용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거의 양산형 모델까지 간 부분은 칭찬할 만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차량이 전복되었을 경우 깨진 파편으로 탑승객이 다치는 것은 물론 가장 취약한 선루프 부분으로 인해 탑승객이 튕겨 나가는 등 가장 취약한 부위인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됐다. 이번에 이를 가리고 보호할 수 있는 대형 에어백을 처음으로 개발해 세계 시장을 주도할 기회가 됐다. 

이러한 모델이 현대모비스의 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연구개발 기반의 진정한 글로벌 부품회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 자체적인 문제도 있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각도 아주 긍정적이지 못하다. 몇 가지 문제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구개발 인력을 매년 충분히 보완해 글로벌 부품회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유능한 연구개발 인력은 쉽게 구해지지 않고 시간이 필요하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도 획기적으로 높여서 독일의 보쉬 같은 강력한 '슈퍼 을'이 되어야 한다. 길게 보고 10년 이상을 노력하는 꾸준함이 요구된다.

둘째로 부품 협력사와의 진정한 상생 모델이 요구된다. 예전에도 언급됐던 하청 협력사와 보이지 않는 갑질 논란이나 편중된 영업 이익률 등 다양한 불만 요소를 불식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요소도 필요하다. 좀 더 하청업체가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하여 주고 공동연구 등을 통하여 이윤을 공유하는 모델도 더욱 많이 필요하다.

아직은 이러한 상생 모델이 부족하다. 또 협력사에서 생산된 부품을 다양한 공급처를 마련하여 주는 등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의 수익은 크게 확산하는 반면에 확실한 연구 기반이나 상생 모델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형적 상황이다.

셋째로 최근의 화두인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원천기술의 확보다. 선진국 대비 약 3~4년의 격차가 있는 만큼 제대로 매진하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도태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 부품과 센서 등 각종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급격하게 탈바꿈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서둘러 패러다임 전환에 익숙해져야 한다,

넷째 대체품 등 자동차 부품의 선진 유통 정착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부품은 OEM 부품이나 대체품, 재활용 부품 등 다양한 영역이 있고 장점이 있어서 선진국에서는 상당 부분이 영역이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국내는 오직 OEM 부품만 존재하는 왜곡된 상황이다. 결국, 다양한 부품이 유통되는 선진 부품영역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충분한 역할이 필요하다.

일명 '순정품'만 강조해 '비순정품'이 나쁘다는 인식을 주입하는 이분법이 아니라 다양한 부품군을 통해 자동차 유지보수 시장에서 다양성이 존재하고 역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중심에 현대모비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중추적인 임무를 수행해 왔다. 상대적으로 독과점의 부정적인 인식도 매우 큰 만큼 긍정적인 부분이 부가될 수 있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각종 고민을 숙고해 국내 자동차 부품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부품회사로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는 '강대 기업'으로 탄생하기를 바란다. 지금이 바로 꼭 변신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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