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8배↑' 비트코인, 어디까지 오를까
'올 들어 8배↑' 비트코인, 어디까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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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선물거래 도입 기대 '주효'…'거품 경계' 목소리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실물 없이 온라인상으로만 거래되는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 질주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그룹이 연내 비트코인 선물계약 도입 계획을 밝힌 직후 고공비행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8배가량 급등하면서 향후 상승 규모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3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선 후 862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상승폭을 일부 반납한 상태지만, 820만원선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00만원대 초반에서 가격이 형성됐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8배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해외 시세도 뚜렷한 상승세다. 영국의 가상화폐 정보제공업체 코인데스크에 다르면 2일 오후(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지수(BPI)는 이날 장중 7355.35달러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터치했다. 이후 비슷한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달 초 4000달러대 수준에 견줘 180% 이상 뛰었다.

▲ 올해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그래프=빗썸)

최근 가격 급등의 동력은 연내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올 4분기 내에 개시할 것이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테리 더피 CME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발전하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 증가를 고려,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도입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금, 원유, 곡물처럼 투자 상품 가치로 제도권의 인정을 받은 셈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도입하면, 비트코인의 한계점으로 꼽히는 가격 급등락의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 투자의 접근성을 높여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수단이 파생상품,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점차 다양해지면서 가치 또한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각종 논란에도 비트코인이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한다는 것은 비트코인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선물거래소에 거래가 시작될 경우 거래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거래가 더욱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향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관계자는 "이번 비트코인 선물거래 도입이라는 호재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며 "이 같은 가격 오름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블록체인 등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의 향후 성장을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투자 전문가인 포트리스 투자그룹 출신의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6~10개월 이내에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를 넘어서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최근 "비트코인이 1만달러까지 오르는 건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비트코인의 급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버블'보다 더 심각한 사기"라며 "가상화폐를 거래한 직원은 즉각 해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튤립버블'은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과열투기현상을 말한다. 당시 튤립 가격이 집값 수준으로 폭등해 투기 세력이 대거 몰렸지만, 결국 버블이 꺼져 국가적 경기침체로 비화한 사건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사설 거래소 객장이 개장하는 등 가상화폐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그만큼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이는 십중팔구 필패(必敗)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할 가상화폐에 대한 신중하고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는 모든 투자의 본질이자 주안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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