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최근 한국의 인기 배우 송혜교와 송중기의 결혼식 취재를 위해 중국 매체가 드론을 띄운 것이 한국의 항공안전법 129조 위반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A급 비행금지구역인 이들의 결혼식장에 무단으로 드론을 띄운 것이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등의 준수 사항'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게다가 결혼식이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의 동의도 없이 몰래 촬영한 것도 말썽이 되고 있다.

이 사건에는 드러난 문제보다 많은 여러 함의가 숨겨져 있어서 새롭게 들여다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우선 중국인들은 국제적 규범보다 자국의 체면이 우선이라고 여기는 무례한 태도를 거침없이 보인다. 그 배경에는 갑자기 늘어난 구매력도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파리 드골 공항에서 목격했던 광경 하나. 공항에 실내용 슬리퍼를 끌고 나타난 한 무리의 중국인들은 구매물품에 대한 세금 환급을 받기 위해 한 웅큼의 관련 서류를 들고 서 있다. 그들 뿐만이 아니라 환급서류를 한 웅큼씩 든 중국인들이 길게 줄을 선 가운데 예상보다 추워진 날씨로 감기에 걸려 외투 하나를 사 입은 필자가 끼어 있으니 오히려 세관 직원이 놀란다.

165유로 이상 물품에 대해서만 환급이 가능한데 중국인들의 환급액수는 종종 1천 유로를 넘기 때문이다. 10%의 세금 환급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그들 중국인들이 구매한 물품은 1만 유로를 넘는다는 얘기다. 환율을 따져 보면 우리 돈으로 1천3백50만원 이상의 물품을 개개인들이 구매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정도 구매력을 가진 중국인들이다 보니 해당국가에서도 중국인 관광객들을 소홀히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 보는 중국인들은 무례함을 넘어 안하무인의 태도를 종종 보인다. 문제는 이런 태도가 간혹 국제적 규범에 무지한 개인들만 저지르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중국인 개개인의 태도는 아직 국제적 규준에 무지한 탓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실상 이런 문제들이 중국 정부가 세계를 향해 취하는 각종 자세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를 향한 중국 정부의 여러 태도에도 중국인 개개인이 보이는 무례함 혹은 안하무인의 자세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의 세계 최대 의학, 과학 전문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가 중국 시장을 상대로 한 자사 웹사이트에서 논문 접근을 대거 차단해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티베트, 인권, 엘리트정치 등의 내용이 일부 실린 논문에 대한 중국내에서의 접근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는 이런 방식으로 ‘돈’에 의해 진실이 종종 감춰지거나 왜곡되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일본 정부의 반대로 유네스코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록을 기록문화유산 등재에서 제외시켰다. 유네스코는 분쟁이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는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에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것을 봐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미국도 종종 세계를 돈으로 휘두른다. 강대국들의 일방적 입장이 진실을 호도함으로써 세계의 여론을 입맛에 맞게 휘두르려 하는 일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특히 돈이 곧 권력이 된 시대에 이런 일은 너무 자주 일어난다.

사드배치 결정 이후 냉각된 중국과의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지금 한국은 이런 세계의 흐름을 어떤 입장으로 상대해야 할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은 여전히 작은 나라다. 그러나 약소국이라고 스스로 위축될만한 상태도 아니다.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수출에 거의 절대적으로 의존하다보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나 2위 수출국인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기 힘들지만 스스로의 위상을 지켜가기 위한 자신감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경제적 압박을 가하려는 중국이지만 여전히 인기배우들의 결혼식을 위해 불법을 무릅쓰면서까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실시간 보도하는 중국매체, 값비싼 세계 명품들을 찾아 유럽까지 날아가 싹쓸이를 시도하는, ‘최고’ ‘세계 제일’에 열광하는 중국인들을 보면서 한국 정부도, 기업도 무엇을 해야 할지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