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신한금융투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은 우리가 성공과 승자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는 변화의 본질을 먼저보고(先見), 한 발 앞서 결정하여(先決), 신속하게 실행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先行)."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지난 3월 취임사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천명한 말이다. 그는 회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을 계기로 전례 없던 자본시장으로의 '신한금융투자 대(大) 확장의 길'을 갈 것을 역설했다.

힘찬 포부를 안고 신한금융투자 수장의 자리에 오른 그였지만, 사실 취임 당시엔 기대와 우려가 극명하게 갈렸다.

강한 리더십과 뛰어난 조직 장악력을 안고 신한금융지주에서 인사와 경영기획, 기업금융 등을 두루 맡은 김 사장은 향후 신한금융투자의 디지털 및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적임자로 평가 받았다. 그간 타 지주사들의 증권사들과 비교해 미미했던 지주의 지원을 든든히 받을 것이란 기대도 컸다.

반면 김 사장이 '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선 회의적 시각도 더러 있었다. 일각에선 '증권맨' 출신인 강대석 전임 사장의 네 번째 연임을 저지할 인물일까 하는 물음표를 던졌다. 그간 은행 출신의 CEO들이 증권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는 전례도 이 같은 회의론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취임 7개월 후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으며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견조한 실적을 시현, 회사와 그의 향후 행보에 기대감을 키웠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15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58억원)과 견줘 85.8% 증가한 수준이다. 3분기에만 63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주식시장 회복으로 인한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 호조와 운용자산 확대에 따른 이익 증가가 뚜렷한 성장세로 이어졌다.

특히 약점으로 거론됐던 IB(투자은행) 부문에서의 호실적이 눈에 띈다. 3분기 누적으로는 46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 줄었지만, 3분기에만 218억원을 기록, 전 분기보다 80.1% 급증했다. 증시 호조에도 다소 부진했던 수수료 수익을 상쇄하기에 충분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그룹 내 순이익 비중 역시 올 3분기까지 6%로 확대됐다. 4% 수준에 머물렀던 지난해(연간)와 비교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비은행 부문에서도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약 11%) 대비 2.8%가량 증가한 13.8%를 나타냈다.

"변화를 거부하면 뒤쳐지고 추락하게 되지만, 한 발 앞서 변화를 주도해 간다면 기회를 만들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은 석상에 설 때면 으레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난 7월 기존 은행과 증권의 중심의 기업금융투자(CIB) 부문을 지주와 보험, 캐피털까지 5곳이 함께 하는 그룹&글로벌 투자은행(GIB) 사업 부문으로 확대한 것도, 그의 변화를 통한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GIB부문을 강화해 자본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오는 2020년까지 14%로 끌어올린다는 원대한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통해 대형 IB 경쟁에도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신한금융투자와 김형진 사장의 향후 발걸음이 자못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