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회적 책임투자 강화…"횡령·배임·전범기업 투자 줄인다"
국민연금, 사회적 책임투자 강화…"횡령·배임·전범기업 투자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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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기금운용위 산하 '사회책임투자위원회' 신설…이르면 다음 달 의결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국민연금이 사회적 책임투자(SRI; 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 강화에 나선다.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반대로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투명경영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제한한다. 

3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11~12월 사이 기금운용위원회에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사회책임투자 관점에서 기금운용을 평가하고 모니터링를 강화해 명백하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은 기금 투자를 제한하거나 투자 변경하도록 권고하기 위해서다. 

사회책임투자는 단순히 실적을 많이 내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부의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분야에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주식, 채권, 부동산, 인프라자산 등 다양한 투자자산에서 사회책임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자금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국제단체 글로벌전략투자얼라이언스(GSIA)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해 투자하는 ESG투자 잔고는 2016년 23조달러(약 2경6000조원)로 2년전보다 25% 늘면서 세계운용자산의 30%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민연금이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이나 일본 전범기업, 분식회계 및 횡령·배임에 연루된 기업 등에 투자하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 비중이 작고, 투자 기준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국회에서는 국민연금은 국민의 쌈짓돈으로 조성됐기에 사회적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SRI)펀드 투자 규모는 6조3706억 원으로 전년보다 5137억원 줄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위탁유형 중 하나로 SRI펀드 투자를 하고 있는데, 국내주식 위탁 규모와 비교해 SRI펀드 비중도 2015년 15.08%에서 2016년 13.38%로 낮아졌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자를 낸 영국의 옥시레빗밴키져 주식을 1859억원 어치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409억원이나 많은 수치다.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는 2013년 말 51개 기업 6008억원(평가금액 기준)에서 2017년 6월 73개 기업 1조3699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새 투자기업 수는 1.4배, 평가금액은 2.3배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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