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교류 회복 조짐…'큰손' 유커 언제쯤 돌아오나
한·중 교류 회복 조짐…'큰손' 유커 언제쯤 돌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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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부가 '한중 관계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발표한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광·면세업계 "사드 보복 완화되면 내년 춘절·평창동계올림픽 특수 가능"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풀릴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관광·면세업계가 희망에 부풀었다. 발길을 끊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되돌아와 영업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외교부는 31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급)가 만나 한중관계 회복에 대해 합의했다는 게 뼈대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한중 교류협력 강화가 공동 이익에 부합된다는 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 교류를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국내 관광·면세업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되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관광·면세업계는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령' 이후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관광공사 집계 결과,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720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8%(806만명)가 중국인이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이 2391달러(268만원)에 달했다.

1~9월 기준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634만명에서 올해 319만명으로 49.6%나 줄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3만명.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27만명)보다 61.4%나 급감한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을 전담했던 여행사 중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송객수수료를 올린 탓에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96.8% 줄었다. 호텔도 마찬가지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던 서울 명동 등의 호텔은 투숙객이 30% 이상 줄어 울상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외교부 발표에 업계가 오랜만에 들뜬 분위기다. 공식발표가 있기 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사드가 종식된다면 중국 여행사와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큰손' 모시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면세업계에서 희망하는 정상화 시기는 내년 초 '대목' 이전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2월9일부터 25일까지 열리고, 2월16일은 한국의 설날이자 중국의 춘절 기간이다. 특히 춘절은 해마다 중국인 관광객이 몰렸다. 업계 최대 대목인 셈이다.

관광·면세업계는 일단 오는 11월10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회담을 갖고 사드 문제를 극적 타결하길 바란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맞기 위해 2~3개월 걸리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춘절 등 연휴기간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편이다. 올해 중추절과 국경절 실적 타격을 입으면서 구조조정을 고려할 정도로 암울한 상태다. 내년 춘절 전 한중 관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은 외교부 발표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 여파로 인해) 그동안 감당하기 힘든 손실과 피해를 입었지만 중국과 관계 개선이 반드시 가능할 것으로 믿었다"면서 "이번 합의를 통해 기업 활동이 재개되길 기대하며 롯데그룹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국에서 5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본 롯데마트는 계속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개월 동안 롯데마트의 중국 내 점포 112곳(슈퍼 13곳 포함) 중 74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결국 롯데마트는 중국 사업부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임대료를 내리지 않는다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4차례 협상을 했지만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경우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수일 안에 다시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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