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 면세점, 사드 문제 풀려야 숨통
'외화내빈' 면세점, 사드 문제 풀려야 숨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9월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1층 루이비통 매장 앞 에스컬레이터가 텅 빈 채 가동되고 있다. (서울파이낸스 자료사진)

"뻥튀기 보따리상 매출, 실제 수익 낼 수 없는 구조"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지난달 국내 면세업계 매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간만에 들려온 희소식이지만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황금연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2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9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2억3226만달러(약 1조4000억원)로 8월 11억7904만달러(약 1조3500억원)에 견줘 4.5% 늘었다. 전체 손님 수도 390만명으로 전월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면세점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면세업계 시각은 다르다. 실제로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매출이 대부분이란 것.

9월 기준 263만명의 내국인 매출이 총 3억105만달러(약 3398억원)인데, 127만명의 외국인 매출은 9억3121만달러(1조511억)에 이른다. 외국인 수가 136만명 적지만 매출은 3배(209.3%) 이상 많다.

▲ 월별 면세점 실적 추이. (자료=한국면세점협회)

외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의 전형적인 모습이어서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크다. 지난해 9월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수는 171만명, 매출은 6억6647만달러(7526억원)였다. 지난해 9월보다 외국인 수는 35만명 줄었는데도 매출이 2억6474만달러(2985) 늘어난 이유가 보따리상 때문이라는 게 관련 업계 설명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아 상황이 나아질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을 맞아 보따리상들이 몰려오면서 9월 매출이 일시적으로 폭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따리상 매출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드 보목 이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순수 관광객들이 들어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당연히 전체 매출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 경쟁은 치열해지고 외교 상황까지 좋지 않아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면세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면세점 간 경쟁으로 송객수수료가 올랐고, 내국인 유치를 위한 마케팅 부담도 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의 송객수수료율은 매출의 20.1% 수준이었다. 송객수수료율은 면세점에서 관광객을 모아온 여행사에게 주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지난 3월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 이후 면세점들이 중국 보따리상들에게 주는 할인 혜택은, 송객수수료를 포함해 최대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