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朴정부냐 文정부냐"…한은 '독립성 논란'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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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저금리 인상 앞두고 정부 '외압' 의혹 반복
3% 성장 전망 두고 여당 "정부 눈치 무리수" 지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정권 교체기에 끼인 이주열 한국은챙 총재가 또 다시 독립성 논란에 직면했다. 역사상 최저 금리의 '안 가본 길'을 택한 뒤 최근 금리 인상으로 방향키를 틀면서 사상 최저금리의 책임론과 함께 수습 시점에 대한 의견 충돌에도 마주하게 됐다.

지난 정권에서 결정된 금리 인하에 정부 외압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올해도 되풀이된 데다, 최근에 내놓은 경제 3% 성장 전망은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본 '무리수'라는 야당의원들의 지적도 쏟아졌다.

◇초이노믹스 '척 하면 척' 도마…이주열 "금리 인하 불가피"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총재는 박 정부 사람이냐, 문 정부 사람이냐"며 "박 정부 사람이라고 깜짝 발언을 하면서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한은 독립성을 지키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사건 당시 유일하게 금리 인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해놓고 취임 이후 금리를 반토막 내놨다"며 "소신을 얘기해 놓고는 '척하면 척' 발언때문에 시끄러워 지고 소신대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14년 총재 취임 이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해 초이노믹스를 들고 나왔고, 이후 한국은행이 8월과 10월, 2015년 3월까지 계속 금리를 인하했다"며 "이 효과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기 보다 다 부동산으로 가면서 문제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앞 정부 사람이라고 발언했다는 것은 표현을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다"며 "취임 당시에는 금리 방향이 인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세월호 사태와 메르스가 터지고 경기가 위축되면서 금리 인상을 말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부총리 취임이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총리 취임 이전 금통위에서 다음달 금리 인하를 미리 예고했었다"며 "8월에는 정부 LTV, DTI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 의사록에 나와있다"고 답변했다.

이일형 금통위원도 취임 이전 한은 금통위의 금리 인하 결정 과정에서 한은 독립성을 무너뜨린 것이 전 정부 탓이라는 지적한 적이 있냐는 질의에 대해 "통화정책은 독립적으로 결정한다"며 "당시 금통위에 없었지만, 내가 금통위에 있던 기간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독자적, 자율적으로 결정해도 그런 오해를 받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의 자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급증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정책이 불가피했냐는 김정우 더민주 의원에 질의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총재는 "그 당시의 경기 침체에 금리 인하로 대응하지 않는 것은 금리 정책을 포기한 것과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며 "저금리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고, 정책 시차를 감안하면 지난해 이후 경기 회복세에 금리 인하가 상당폭 기여했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상' 선회+경제 낙관적 평가에 "정부 눈치보기"

지난주 이뤄진 한은 금통위의 '금리 인상' 시사에 대해서는 야당 위원들의 이견이 쏟아졌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도 "방향성은 금리 인상이 맞다"고 입장을 확실히 했지만, 대북 리스크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계부채 등의 리스크를 두고도 3% 성장 전망을 내놓은 것은 문 정부를 의식한 위험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 정부 관계자의 기준금리 수준 적정성 발언도 재차 회자되면서 한은의 독립성 논란이 새 정부로까지 확장됐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 방향성이 맞냐"는 위원들의 거듭된 질문에 "추이가 그런 쪽으로 가고 있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인 2.0%에 수렴하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8~2.9%) 수준을 회복하는 흐름이 기조적으로 자리잡을 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 연준 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 가능성이 있는데다 북핵리스크도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의 반기업적 정책으로 기업 유출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다분히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정책에 순응하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을 잡으면 피자를 쏘겠다고 했는데 피자파티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냐"고 질의했다.

이현재 자한당 의원도 "IMF는 3.0%를 전망했지만, LG경제연구소나 한국경제연구원 등 많은 연구기관이 올해 성장률을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며 "한은이 올해 2.5%에서 3.0%까지 올린 것은 뒷북을 치며 정부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언급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경기 과열을 막고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인데, 국민과 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는 경기가 나쁘다고 인식한다"며 "금리를 올리면 가계가 2조3000억원 정도의 부담이 더 생기게 되고, 기업 설비투자도 최근 줄어드는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된 경제 성장이 지속될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정부에 맞추는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조사부 전망은 경제 상황 이외의 요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도 고려한다. 금리를 인상할 때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때 올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1.25%의 현 기준금리가 문제 있지 않느냐는 발언을 내놨다"며 "(일부 의원들이)총재가 고압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춰버리는 바람에 독립성이 무너졌다는 것은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의 태도"라는 지적도 내놨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발언은 안타깝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지난번 금통위와 현재의 금통위 모두 통화정책은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소신있게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금리 인상 신호 자체에 이 총재의 의중이 주로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명재 의원은 금통위원의 정책 성향을 거론하면서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은 이 총재의 복심히 보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재는 "소수의견을 제시한 위원을 제가 추천했지만 금통위원은 추천 기관에 관계 없이 국가 경제를 높고 판단하는 것이지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을 제기한 이일형 금통위원은 "한은법 규정에 의해 회의 내용은 공식 회의록 전에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경제 상황을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인상해야 할 때가 왔기 때문에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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