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체 가산금리 인하가 화두에 떠오른 가운데 가산금리 산정 체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모든 금융사는 연체대출에 대해 약정금리와는 상관없이 연체기간에 따라 일정 금리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연체가산금리 적용 수준은 대체로 은행이 6~8%, 저축은행 및 캐피탈사는 5~12%로 차이를 보인다.

연체이자율에 대한 현행 규제는 은행권과 2금융권에 다르게 적용된다. 은행은 대부업법 시행령 9조에 따라 '한국은행 규정'으로, 은행 외 여신금융기관은 '금융위원회 고시'로 규제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연 25%를 초과할 때 연체가산금리를 약정 여신금리의 1.3배로 제한하고 있지만, 은행 외의 여신금융기관은 연체이자율이 연 25%를 초과할 때 연체가산금리가 12% 이내로 제한된다.

대부업법에서는 은행을 포함한 모든 여신기관이 연체 가산금리를 포함해 법정 최고금리(현행 27.9%, 24%로 인하 예정)를 초과해 부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즉 약정금리와 연체가산금리를 합한 총 금리수준은 법정 금리상한 이내로 제한된다. 한편 은행은 스스로 15% 상한 기준을 설정해 지키고 있다.

금융사들의 약정금리와 연체가산금리 수준을 감안한다면 현행 연체이자율 규제는 사실상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 대출의 평균 약정금리가 10% 수준을 넘지 않고 연체가산금리는 6~8%에 그쳐 연체이자율이 현행 규제상한(25%)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은행의 평판 리스크를 감안해도 25% 수준의 고금리 연체이자를 부과하는 것은 앞으로도 비현실적이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회사의 신용대출 평균약정금리(지난해 3월말 기준)는 저축은행이 24.05%, 할부금융사는 17.05~28.29%로 법상 최고금리 수준에 가깝다. 연체 가산금리를 부과할 여지 자체가 적은 것이다.

연체가산금을 부과하는 이유는 신용위험이 현시될 경우 프리미엄을 부과해 사전적으로 성실상환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대출금리를 연체와 무관하게 부과하면 적시 납부에 대한 유인이 줄어드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우량 고객이 이탈하는 역선택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연체가산금은 연체채권의 사후관리, 금융회사 가용자원의 활용 기회 상실, 자본충당 비용 등도 고려한 장치다. 연체대출금은 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키므로 자본충당이 필요해지고, 금융회사의 자금이용 계획에 차질이 발생해 활용기회의 상실이라는 기회비용도 초래되기 때문이다.

현행 연체가산금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출 약정금리 산정체계의 합리성도 감안해야 한다. 대출약정금리는 기준금리에 신용위험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더하여 산정되므로 신용위험이 사전적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출약정금리는 평균적인 위험에 따라 사전적으로 산정한 것이므로 성실 상환자와 실제 연체자 간 사후적으로 실현된 위험을 차등화해 충분히 반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성실 상환자에게는 사후적으로 금리를 상환해주거나 연체차주에게는 추가로 부담을 지울 여지는 남겨 둘 필요가 있다.

한편 연체 대출의 사후관리에 따른 비용은 사후적으로 실제 연체자에게 부과하는 방식으로의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외국의 경우에는 연체 발생 시 가산금리만 부과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연체 횟수에 따라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든지 수수료만 부과하고 있다.

연체에 따른 사후관리 비용은 연체 금액과는 큰 상관이 없는 고정비용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대출 규모와 상관없이 연체 회차 당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