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손실...'보험 증권화' 시급
감당할 수 없는 손실...'보험 증권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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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금융겹업-증권화 '활발'...국내 발행 '전무'
대재해인수 능력부족...美 15년간 160개사 도산
 
[서울파이낸스 김주형 기자]<toadk@seoulfn.com>보험사의 인수능력을 초과하는 거대한 손실이 잦아지고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으로 인한 다양한 신규사업 진출이 검토되면서, 보험사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보유자산을 거래가능한 증권 형태로 발행하는 '보험증권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4일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정책연구팀 유지호 팀장은 '환경변화에 따른 보험증권화 활용방안 검토'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겸업화 추세에 따라 해외에서는 보험증권화가 활성화 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발행실적이 전무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증권화의 경우 미국에서는 1970년대 모기지 채권 유동화(MBS)로 시작해 유동화대상을 다양한 자산으로 확대한 자산유동화(ABS)로 확대 발전했고, 1990부터 보험증권화가 활성화됐다. 국내에서는 보험회사들간 인식부족과 취약한 제도적 기반 등으로 보험증권화는 물론, MBS 및 ABS활용 사례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증권화는 자본시장의 발전에 따라 기업의 보유자산 또는 부채등을 증권시장에서 거래가능한 증권의 형태로 포장해 거래하는 형태.
기업입장에서는 보유 리스크를 자본시장으로 분산할 수 있고, 자본시장의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종류의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보험증권화도 보험회사가 증권화를 이용해 보유 자산 및 부채등을 증권화 하는 것.
크게 5가지 유형이 있는데 ▲ 미래 현금흐름의 증권화 ▲준비금 펀딩 증권화▲생명보험리스크의 증권화 ▲대재해 리스크 증권화 ▲순수자산 증권화 등이다.

보험개발원에서 보험업계에 이처럼 보험증권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보험사의 인수능력을 뛰어 넘는 거대한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이 빈발하고, 금융겸업화 추세에 따라 신규사업진출을 위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금융연구소 서윤석 박사는 '對재해 리스크 증권화에 대한 검토결과 보고서'를 통해 "보험회사의 인수능력 부족, 언더라이팅 싸이클의 문제, 재난규모의 거대화등 전통적 보험시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그 필요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1970년에서 2002년까지 발생한 세계 보험손해 상위 20건중 18건이 허리케인,지진,폭풍으로 인한 것이며, 2002년의 경우 135억달러의 손해중 114억 달러가 자연재해이고 21억달러는 재물손해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편, 재보험시장에서는 1985년이후 지급보험금이 증가해 인수능력을 초과하는 위기에 직면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통적 보험시장 또한 사고발생의 주기와 경기순환 출혈경쟁등으로 인해 보험구입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1990년 이후 9개의 폭풍이 발생하는등 10억달러를 넘는 보험손해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 박사는 특히, "전통적 보험으로 대응하기 곤란한 새로운 보험사고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경우 1969년부터 83년까지 15년간 160개 보험사가 도산했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 정책연구팀 유지호 팀장도 보고서를 통해 "금융겸업화로 인해 금융시장내 경쟁이 가속될 경우 보유리스크에 대응한 적정수익 확보경쟁 심화로 자본최적화가 경영의 핵심과제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팀장은 이와관련 오는 6월 자본시장 통합법 제정안이 국회통과가 예상됨에 따라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증권화가 활성화 된다면, 적은 비용으로 자본조달이 용이하고 파생상품이나 부동산등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조달자금마련도 휠씬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 팀장은 "향후 자본중심의 보험감독 강화, 주주중심의 경영추세, 자본시장의 발전과 시장효율성 제고등의 환경변화는 보험경영측면에서 자본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자본조달수단의 확보, 보유회사의 리스크 중개기능 확대등에 보험증권화의 활용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활성화 방안을 검토할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증권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증권화 대상을 ABS,MBS등 매출채권 또는 담보채권에만 국한하지 말고 보험사가 보유하는 모든 자산 및 부채 와 일련의 현금흐름으로 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보험증권화 대상이 되는 보험리스크의 평가등의 투명성 제고 및 표준화, 보험증권화를 위한 자본시장과의 협력 및 전문인력 육성 등 기반마련도 과제로 지적됐다.
 
김주형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경제금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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