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국제유가 오름세로 석달 여간 국내 기름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는 일부 주유소도 있다. 이러자 산업계와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이와 같은 추세를 두고 과거 고유가 시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이 감산 협약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합의한 가운데 글로벌 유류 사용량은 해마다 늘어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류 의존도가 높은 항공과, 화학, 섬유산업과 민간 소비자 등 사용자들은 정부의 유류세 정책 체계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국내 유류세 정책을 일본의 정액제 또는 가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되도록 하는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유류세는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교통세(529원)가 정책분이라 유가 변동에도 큰 변화가 없다. 현 유류세 체계를 살펴보면 보통휘발유의 경우 ℓ당 교통세 529원과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판매부과금 36원과 부가세 등의 이른바 유류세가 붙는다.

따라서 1500원을 ℓ당 가격으로 책정하면 세금만 940원에 달한다. 즉, 판매가의 약 63% 이상이 유류세로 책정된 것이다. 이 수치는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22.4%인 미국과 56.1%인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인 58.8%를 웃돈다.

이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로 급락해도 주유소에서 팔리는 휘발유 가격은 각종 세금 때문에 ℓ당 1000원을 넘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유류세수(관세 및 수입부과금 등 제외)는 전년대비 8.9% 급증한 23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유류세수가 23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유류세 증가는 유류 사용량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비켜갈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유류세를 부담하는 것 역시 국내 사용자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부담 역시 세계 상위권 수준이라는 점에서 분명 수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얇아지는 서민들의 지갑을 생각해서라도 정부는 국내 사용자 부담을 완화하는 유류세 개편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