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테슬라 1호' 연내 사실상 '無'
'한국형 테슬라 1호' 연내 사실상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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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카페24' 연기…환매청구권 부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당장은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기술력이나 사업 아이디어 등 미래 성장성만 담보되면 코스닥 상장을 허용하는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단 한 건의 성과도 나지 않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상거래플랫폼 기업 '카페24'의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안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달 목표로 했지만,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 미뤄졌다. 청구서 접수 후 심사에만 2~3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테슬라 1호 상장이다 보니 서류 등을 면밀히 검토할 사항들이 많고, 사업 전략 등도 보완할 사항들이 여러모로 생기다 보니 예상보다 예비심사 청구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안으로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어 내년 초쯤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미국의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에서 신설한 뒤, 올해 1월 도입됐다. 테슬라처럼 이익이 나지 않는 상태지만, 장래 성장성이 큰 기업들에게 상장 기회가 주어진다. 실제 테슬라는 적자였지만, 나스닥에 상장한 후 시가총액 500억 달러, 지난해 매출 7억 달러를 넘어서며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

연내 테슬라 상장 1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페24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연기하면서, 사실상 올해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전무하게 됐다. 또 다른 '한국형 테슬라'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데이터 시각화 기업 엔쓰리엔(N3N)은 연내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 변수들이 나타나면서 잠정 연기한 상태다.

엔쓰리엔의 상장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비즈니스적으로 다른 쪽에 포커스를 맞춘 상황"이라며 "상장보다는 내부적으로 선결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상황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기를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 상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요인으로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부담을 꼽는다. 풋백옵션은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일반투자자가 원할 경우 주관사는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물량을 다시 사줘야 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발생하는 풋백옵션에 대한 큰 부담이 현재까지 테슬라 요건 상장 사례가 나타나지 않는 주된 이유로 판단된다"며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잠재적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풋백옵션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해 도입 1년에도 활성화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테슬라 상장이) 일반 상장에 비해 수익원 창출 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부담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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