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품귀' 빚은 하이트진로 노사갈등, 배경은?
'참이슬 품귀' 빚은 하이트진로 노사갈등,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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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참이슬'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사진 = 하이트진로)

"맥주 적자 쌀여 임금 인상 어려워" vs "지난해 1240억 흑자"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전국 곳곳의 편의점에서 '참이슬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하이트진로의 노사갈등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근로자 임금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날 오후부터 새벽 2시까지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은 결국 절충안을 찾지 못하고 정회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중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으나, 오후 4시가 넘은 현재까지 교섭 재개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노사는 이번 교섭에 이르기까지 무려 20차례에 걸쳐 임단협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경영난을 이유로 사측이 '임금 동결'을 고수하는 반면, 노조는 임금 인상률 7.0%에서 물러서지 않아 절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맥주 부문에서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돼 임금 인상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달 29일에는 맥주공장 한 곳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 3월에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감행해, 368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사측은 "노조 측에 격려금 등을 제시했으며, 임금 인상안에 대해서는 얘기 나온 바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의 주장에 냉담하게 반응하고 있다. 맥주 부문만 놓고보면 적자일 수 있으나, 지난해 전체 실적은 1240억원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진로를 인수하느라 떠안은 빚과 주주 배당금 등의 부담은 노동자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노사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해 장기화되면 타격이 막대할 전망이다. 이미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 참이슬, 하이트, 필라이트 등 주요 제품의 발주가 끊긴 상황이다. 이번주를 넘어가면 재고가 바닥나 공급 차질에 따른 영업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주 금요일이 공급 대란의 분수령이 될 걸로 보인다"며 "처음처럼이나 좋은데이 등 경쟁업체의 제품들로 매대가 채워지고 나면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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