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인사 통해 인적 쇄신·세대교체 가능성↑
재계 일각, 이재용 부회장 조기 복귀 읍소 추측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자진사퇴를 선언을 하자 재계 안팎은 놀람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권 부회장은 자신이 맡은 반도체 부분 덕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날 퇴진 선언을 했다.

이에 재계 안팎은 권 부회장의 자진 사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권 부회장의 자진사퇴로 삼성전자의 전면적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권 부회장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 할 때라고 믿는다"고 밝혀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사실 삼성은 3년간 제대로 된 사장단 인사가 없었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장질환으로 쓰러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업 총수 역할을 했지만, 이 회장의 인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2014년과 2105년 큰 폭의 인사가 없었다.

지난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권 부회장은 급변하는 IT업계 특성상 3년간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대 흐름을 읽고 따라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 더 이상 사장단 인사를 미룰 수 없어 원활한 인사를 위해 본인 스스로 수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권 부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부문장,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장의 거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권 부회장의 자진 사퇴로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사라지게 돼 삼성전자는 선장 잃은 배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우려한다.

권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박수 칠 때 떠나는 영광스러운 퇴진이겠지만 삼성입장에선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부재와 미래전략실마저 해체된 마당에 리더십 공백과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러다보니 권 부회장의 용퇴 결정이 무책임하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새나오고 있다. 후임인선을 마무리하고 조직을 안정시킨 다음 퇴진을 결정해도 되는데 급작스럽게 자진 퇴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권 부회장의 자진 사퇴 발표가 이 부회장을 간접적으로 구명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다른 부문의 실적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데다 최근 미국 월풀이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청원하는 등 당면현안을 풀어가야 할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권 부회장이 물러날 경우 당분간 경영 공백 여파는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회장 및 부회장 자리 모두 비게 된다. 와병 중인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도 없어 이 부회장의 조기 복귀만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권 부회장이 자진 사퇴라는 용단을 내린 이유 중에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삼성을 이끌어가기 위해 이 부회장이 조기 복귀해야만 한다는 마음을 국민과 법원에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니겠냐고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