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 딛고 韓·中 통화스와프 극적 타결
'사드 갈등' 딛고 韓·中 통화스와프 극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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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560억달러 규모 재계약…11일부터 3년 연장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난항을 겪었던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극적 타결됐다. 양국 모두에게 절대적인 통화 스와프 규모와 대외신인도 등이 협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만기 종전 계약과 동일한 56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11일부터 발표되면서 사실상 연장과 같은 효과가 유지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업무만찬 중 기자들과 만나 "한중 통화스와프 3년 연장안이 지난 10일 최종 합의됐다"며 "11일부터 발표된다"고 발표했다.

함께 자리 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갱신된 통화스와프 계약은 규모와 만기와 종전 계약과 동일하다"며 "정부와 한은이 여러 공조를 통해서 진행했다. 한은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설명했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업무만찬 중 기자들과 만나 한중통화스와트 체결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중 통화스와프는 지난 10일로 만기를 마쳤으나, 새 계약이 11일부터 발효되면서 실질적으로는 종전 계약의 중단이 없이  유지되는 셈이다. 종전 계약규모인 560억달러 규모를 합의했고, 만기일은 3년 뒤인 오는 2020년 10월 10일까지다.

2008년 첫 체결 이후 무리 없이 두 차례 연장됐던 한중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사드 배치 이후 양국 간 외교 관계가 악화되면서 재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도 실무적 작업은 일찌감치 마무리가 됐지만, 중국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과 기재부는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함구해왔다. 지난 9일 "당분한 현재 상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이주열 총재도 "협상 당사자가 있는 만큼 당분간은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낫다"고 말을 아껴왔다.

재협상이 미뤄지면서 당초 정부의 공산당 대회 시작일인 오는 18일 이후의 타결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주요국이 자리한 G20 행사에서 타결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양국 경제협력 관계가 공고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가 총 1222억달러 규모인 한국의 통화스와프 중 560억달러를 차지해 비중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가 3800억달러 이상의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어 통화스와프 만료 자체가 금융시장에 충격이 없을 것으로 봐왔지만, 대북리스크가 부각되고 주요국이 긴축에 들어서는 현 상황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주류다.

중국 입장에서도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대외 신인도를 감안할 때 통화스와프 연장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4000억원 위안 규모인 홍콩에 이어 한국과의 두번째로 큰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의 사드 보복 조치는 비공식적인 측면에서 이뤄졌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양국 간 공식 통화스와프를 파기할 경우 대외 신인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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