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에도 국내 철강업계 '굳건'…"우린 신흥국으로 간다"
美 압박에도 국내 철강업계 '굳건'…"우린 신흥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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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인도·베트남 등 수출·투자 확대…시장 개척·전진기지 '다목적'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논의에 합의한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관련 사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으로 철강 제품에 무관세가 적용돼 실질적인 타격은 없지만, 향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면 피해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인도·베트남 등의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FTA 공동위원회에서 개정 논의에 나서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따라서 미국은 향후 개정 협상에서 적자 폭이 철강과 자동차 등 산업 등에 대해서 FTA 개정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철강사들은 평정심을 보이고 있지만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WTO 무관세 협정으로 피해는 크지 않지만 연말 발표 예정인 무역확장법 232조에 국내 철강재가 포함될 경우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역확장법 232조의 골자는 특정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관세 부과, 긴급 수입제한 등 무역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 법안에 한국산 철강재가 포함된다면 미국에 수출 자체가 불가하다. 미국은 올해 연말께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가 연간 1500만톤 수준을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는 100만톤에 불과하다"며 "FTA 개정 협상에 따라 미국 수출량에 불이익을 받더라도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고로 업체의 미국 수출량은 포스코 1%, 현대제철 4.5% 수준에 불과해 영향이 제한적이다"며 "연말 발표가 예정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의 통상 압박을 피하고자 미국의 철강재 수출은 줄이는 한편, 인도와 베트남 등 신흥국에 수출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전략에 나서고 있다.

개발이 빠르게 진행하고 있어 철강재 소비가 높은 것은 물론 미국의 보호무역강화를 회피할 수 있는 전진기지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미국은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철강사의 철강재 수출량은 2145만8534톤으로 전년 동기(2037만4966t) 대비 109만3578t(5.3%)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374만358톤이었던 대미 철강재 수출량은 올해 1~8월 기준 251만8359t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가 300만톤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수출하는 국내 철강재는 급증하고 있다. 인도에 수출하는 국내 철강재는 2015년 59만6319톤에서 지난해 242만4218t으로 약 300% 넘게 급증했다. 또 올해 1~8월 기준 190만4614톤을 기록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베트남 역시 지난 2015년 28만6232t에서 지난해 181만4324톤으로 약 530%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 1~8월 기준 117만7414톤을 기록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2017 인도 신재생에너지 엑스포' 에 참여해 갠지스(Ganges), 푸르쇼탐(Purshotam) 등 인도 주요 태양광 발전 구조물 전문 제조사 4곳과 총 4만9000톤 규모의 포스맥 공급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성기웅 포스코인디아 대표법인장은 "올해 말까지 포스맥 강재뿐 아니라 포스맥으로 제작한 구조물까지 일괄 공급하는 인도형 토털 솔루션마케팅 체제를 구축하고, 2018년에는 인도시장에서 포스맥 판매량을 6만톤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지난 7월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도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자동차 강판 가공센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진기지 역할을 할 베트남에서의 투자도 활발하다. 포스코는 지난 1990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2006년 베트남 법인을 세우고, 이후 2009년에는 베트남 붕따우 성에 연간 120만톤 규모의 냉연공장을 설립·가동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베트남 진출을 위한 과정에 분주하다. 현대제철은 지난 5월 베트남 현지 고객사를 방문, H형강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철강재 판매를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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