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M&A 귀재'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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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12년간 15건 성사…영업이익 47분기 연속 증가

노조 파업 장기화…여직원 처우 문제 등 노사 갈등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의 귀재'로 꼽힌다.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그가 주도한 M&A는 모두 15건. 대부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 부회장의 도전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관련 업계에선 '위험한 베팅'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카콜라음료가 경영난에 빠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 부회장은 1년 만에 코카콜라음료를 흑자로 돌려놨다.

2009년에는 다이아몬드샘물을 인수했고, 2년 뒤 일본 아사히맥주가 보유하고 있던 해태음료까지 품에 안았다. 인수 전 연간 400억원가량 적자를 내던 해태음료는 201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차 부회장의 수완에 재계는 또 한번 놀랐다.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을 상위권에 올려놓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차 부회장은 화장품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2010년 더페이스샵을 인수했다. 이를 위해 3889억원을 쏟아부었다. 주위에선 무리한 M&A라고 평가했지만, 중저가 브랜드를 추가하면서 보폭을 넓힐 수 있었다.

차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은 LG생활건강 몸집을 키웠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취임 12년 만에 LG생활건강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배, 12배로 늘렸다. 2005년 967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6조941억원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 역시 704억원에서 8809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47분기 연속 증가 기록을 세웠다. 그는 취임 이후 11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장기 CEO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밝은 이면엔 그림자도 있다. 최근 노사 갈등이 빚어지면서 차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것. 노사 간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노동조합은 지난달 20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파업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여기에 여직원 비하 논란, 육아휴직 문제, 대체인력 투입 등을 두고 노사 간 진실게임이 벌어진 상태다.

차 부회장의 집무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알려졌다. 임원이나 팀장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필요하면 거리낌 없이 들어가 보고한다는 것. 직원들과 소통을 중히 여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차 부회장의 소통하는 리더십이 노사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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