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황각규 대표이사가 답변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 해소…우량계열사 가치 상승 기대
황각규 공동대표 "100년 기업 성장 위한 출발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약속한 지 2년 만의 성과다. 롯데지주는 별도 사업을 하지 않고 계열사들의 성장과 협업을 돕는다. 그룹 내 식품유통 자회사들로 구성된 롯데지주는 향후 화학, 건설, 제조, 관광 서비스 계열사도 추가로 편입해 몸집을 불릴 계획이다.

12일 롯데그룹은 롯데제과·쇼핑·푸드·칠성음료 등 4개 계열사 투자부문을 합병한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쇼핑 1.14, 칠성음료 8.23, 푸드 1.78이다.

대표이사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사내이사로는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은 사외이사로 참여한다. 임원 33명을 포함한 전체 임직원 수는 175명이다.

   
▲ 롯데지주 주식회사 심볼마크. (사진=롯데그룹)

롯데지주의 자산 규모는 6조3576억원이며 자본금은 4조886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30.1%. 편입되는 자회사는 42개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총 138개에 이른다.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여서 주 수입원은 배당금, 브랜드 수수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계열사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0.15% 수준이다.

롯데지주는 향후 화학, 건설, 제조, 관광 서비스 등에서 28개 자회사를 추가로 편입할 계획이다. 지주사의 주 수입원이 배당금인 만큼 실적이 좋은 계열사를 우선 선별한다. 현물출자나 주식의 추가매수, 분할합병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부사장은 "지주사도 배당을 하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계열사 위주로 편입할 계획이다. 현물출자, 주식매수 등 여러 가지 방법 중 자금 유동을 최소화하면서도 롯데지주의 가치를 높을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자회사들의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구실을 맡는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역량을 높이기 위한 신규사업 발굴, 인수합병(M&A) 추진도 병행할 예정이다.

신동빈 지분율 13.0%…지배체제 강화 효과

롯데지주 출범에 따라 신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됐다.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 13.0%는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3.6%)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0.3%),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2.0%)을 합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총괄하는 한국 계열사들의 지분율도 27.2%로 일본 롯데홀딩스 4.5%를 압도한다. 그밖에 롯데재단이 5.0% 지분을 갖는다. 나머지 지분율 45.4%는 외부 몫이다. 
 

   
▲ 의결권 기준 롯데지주 지분구조.(자료원=롯데그룹)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도 50개에서 13개로 줄었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고리가 줄면서 경영투명성은 높아지고, 사업과 투자부문 간 위험이 분리돼 경영효율도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또 롯데그룹은 "주주중심 경영문화도 강화될 전망"이라며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져 상당한 주가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롯데그룹은 제과·쇼핑·푸드·칠성음료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 검토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신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은 황각규 사장은 "롯데지주 대표를 맡게 돼 영광스럽고 100년 기업을 준비해야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롯데지주 출범은 '변화하고 혁신하는 롯데'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걸음"이라며 "기업은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지주회사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심볼마크도 선보였다. 심볼은 고객의 전 생애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담은 롯데그룹의 비전 '생애주기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디자인한 심볼의 왼쪽 아래 점은 '삶의 시작'을 뜻하고, 이어지는 선은 롯데와 더불어 풍요롭게 흐르는 '삶의 여정'을 나타냈다. 둥근 마름모꼴은 롯데의 새로운 터전이 된 잠실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의 부지를 조감했을 때의 모양을 본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