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특검 "삼성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청탁'에 해당"
삼성 "朴대통령 일방적 요구일 뿐 대가 관계 없어"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1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312호 법정에서 열렸다.

서울고법 형사 제13부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삼성 전 미래전략실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사장) 등 이 사건 관련 피고인 5명 전원이 출정했다.
 
이날 공판은 특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이 각각 항소요지를 밝힌 후 '묵시적 청탁'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불꽃튀는 프리젠테이션(PT) 공방을 펼쳤다.

먼저 특검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204억원 지원 부분에 대해 반박했다.

원심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금이 제3자뇌물수수죄 구성요건인 부정한 청탁에 인정되지 않고 다른 대기업도 재원 지원에 동참했고 삼성이 공익적 명분으로 재단 지원금을 출연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부정한 청탁개념을 살피면 명시적일 뿐 만 아니라 '묵시적 청탁'도 여기에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원심판단을 반박했다. 삼성의 재단 출연은 다른 대기업의 출연과 그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특검은 지난 2014년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단독 면담 당시 경영승계를 지원하는 대가로 최순실 씨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 약속이 이뤄졌다며, 이미 밀착관계가 형성된 상태에서 재단 지원 요구를 받은 만큼 경영권 승계 대가로 인식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는 논거를 제시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원심이 대가관계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 지원요구에 수동적으로 지원만 했일뿐 청탁을 대가로 얻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데 원심은 특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또 원심이 이 사건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밀착이라고 단정했지만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를 받아들인 것을 정경유착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양형부분에 대해서도 특검과 변호인단은 팽팽히 맞섰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계열사 주주와 삼성생명 보험 가입자의 희생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인데 원심이 이를 고려하지 않았고 피고인들이 끝까지 허위 진술을 한 점 등이 양형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원심 판단이 법리적으로 잘못됐다면서 형사재판의 기본원칙인 증거주의가 밀려났고, 개별적 현안에 대한 명시적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에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반영해 이날부터 3회 기일에 걸쳐 양측의 항소 이유와 쟁점을 정리한 후 본격적인 증거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