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다·따옴…유통업계 순우리말 '바람'
요리하다·따옴…유통업계 순우리말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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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 푸드의 한식뷔폐 브랜드 '올반'(위쪽)과 이니스프리의 립스틱 제품 이름. (사진=각 사 취합)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571돌 한글날'을 맞아 유통업계에 순우리말로 이름을 지은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잘못된 맞춤법과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우리말 이름들을 소개한다.

먼저 롯데마트는 지난 2015년 12월 가정간편식 '요리하다'를 선보였다. 이름 그대로 손질된 재료를 가볍게 볶거나 끓이면 되는 반조리 상품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요리하다는 '차돌양지 된장찌개', '곤드레 산채비빔밥', '우거지 감자탕', '김치' 등의 한식부터 몽골식 바비큐, 인도식 카레, 베트남 쌀국수, 일본식 라멘 등 100여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메뉴를 200개로 확대하고 향후 그릇이나 수저 등 식기까지도 추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메뉴 결정, 맛 내기, 재료 손질 등 요리하는 데 있어 어려웠던 부분들을 '요리하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들이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요리하다'로 지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한식 뷔페 '올반'도 한글로 지어진 이름이다. 올반은 '올바르게 만들어 반듯하게 차리다'라는 뜻을 지녔다. 우리 식생활 문화에 담긴 존중과 배려, 정성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현재 뷔페에서 식재료, 음료, 생활용품, 가정간편식까지 출시하고 있으며 신세계푸드는 향후 올반을 종합식품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동아오츠카는 생수의 이름을 '마신다'로 지었다. 작명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이 직접 했다. 아프리카를 방문했다가 물 부족 지역인 '마시나(Masina)'의 지명을 듣고 물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생각하자는 뜻을 담았다.

▲ 빙그레의 냉장주스 '따옴'. (사진=빙그레)

'따옴'은 식품기업 빙그레에서 내놓은 냉장주스 제품 이름이다. '자연에서 갓 따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플로리다산 오렌지와 경북 능금 사과, 콩코드 포도 등을 주 원료로 한다. 빙그레 관계자는 "순수한 우리말의 이름을 가진 것처럼 제품 자체도 설탕이나 인공색소 등의 합성첨가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한식브랜드 '비비고(bibigo)'는 한식 고유의 '비빔'과 편리함을 뜻하는 '투 고(to-go)'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비비고'라는 이름 자체로도 순우리말이라 한국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특히 '비비고'는 발음하기가 쉬워 어떤 언어권에 속해있든 정확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비비고는 만두, 장류, 국, 즉석밥, 김치, 각종 반찬 등 대표 한식메뉴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외국어 사용이 많은 화장품 업계에서도 순수 한글 명칭을 사용한 사례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눈에 사용하는 색조 화장품 '아이라이너' 이름을 한글로 지었다. 연필 형태의 아이라이너는 색상에 따라 '작은 나무 그네', '갈색빛 여행 가방', '속삭이는 솔방울'로 불린다.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 사례도 있다. '살그머니 첫 노을', '톡 터진 노을 한 모금', '오름 품은 저녁놀', '산굼부리 억새 한 다발'은 모두 우리말로 지어진 이름이다. 이 가운데 산굼부리 억새 한 다발은 억새 명소로 잘 알려진 제주도의 고개 이름이다.

LG생활건강도 '숨'을 비롯해 우리말로 지은 화장품 브랜드를 갖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수려한'이라는 브랜드도 출시했는데, 이는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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