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단지' 놓친 GS건설, 강남권 입지 흔들리나
'반포1단지' 놓친 GS건설, 강남권 입지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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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4지구 등 수주 여부에 건설업계 촉각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GS건설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수주전에 참패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이번 수주전을 위해 다른 재건축 단지 수주도 포기하면서까지 화력을 집중시켰지만 뒤늦게 수주에 뛰어든 현대건설에게 패하면서 향후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지게 됐다.

반포1단지 재건축 조합은 2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을 열고 현대건설을 공동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투표결과, 투표율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현대건설은 전체 참여 조합원(2193명) 중 59%의 찬성(1295표)를 획득한 반면, GS건설은 886표만 획득하며 409표 차이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패배했다.

당초 반포 주공1단지는 3년여간 공을 들여온 GS건설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반포 자이 등 이 일대의 높은 인지도는 물론 서초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이나 방배5구역 재개발사업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GS건설이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7000만원 이사비 무상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분위기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GS건설이 이사비 지원 공약의 위법성을 집요하게 따지며 결국 정부까지 개입하게 만들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두 차례에 걸친 합동설명회에서 "이사비 문제가 발생해 죄송하다. 어떻게든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한 반면, 임병용 사장은 "공사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며 현대건설을 비판했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결과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며 조합 측에 '부제소 이행각서'를 제출한 반면, GS건설은 "총회 종료 후 그간의 사실 관계를 평가 후 결정할 계획"이라며 불복 소송 제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결국 조합원들은 막판 현대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3월 과천 주공1단지에 이어 반포1단지도 수주를 실패하면서 당분간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반포1단지 수주전에 투입된 영업비용 약 400억원(추정)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GS건설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와 송파구 잠실동 미성크로바, 문정동 136일대 등 총 1조6516억원에 달하는 재건축 수주전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은 조합에 무상제공하는 특화금액도 2495억원 상당을 내걸었다. 특화금액에 포함된 무상지원 579억원의 경우 가구당 이주촉진비나 공사비를 감액하는 용도로 쓸 수 있게 했다. 반면, GS건설은 무상제공안을 따로 제시하지 않고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린 수주'를 선언한 GS건설이 롯데건설의 물량 공세를 이겨 낼지 여부가 이번 수주전의 관전 포인트"라며 "GS 건설이 이번 수주전에서 파격조건이 아닌 품질경쟁을 통해 자존심 회복을 할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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