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불사' 반포주공1단지 수주戰…현대 vs GS건설, 승산은?
'출혈 불사' 반포주공1단지 수주戰…현대 vs GS건설, 승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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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역사상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측에 제안한 현대건설 '디에이치 클래스트'(사진 위쪽)와 GS건설 '자이 프레지던스' 조감도.(사진=각사)

자존심 건 총력전 양상현대 '신용등급'·GS '현금자산' 우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조합은 1973년 지어진 5층짜리 아파트 2120가구를 지상 최고높이 35층 5388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공사비 2조6000억원 등 사업비와 이주비 등을 감안하면 약 8조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다.

현재 현대건설은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5억원의 이주비에 대한 대출 무이자 제공과 함께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육영향평가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특화비용 5026억원을 공사비와 별도로 책정해 놨다.

GS건설의 경우 재건축사상 처음으로 수주 이전인 지난 8월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 규모의 '반포주공 1단지를 위한 금융 협약'을 체결했다. 시공사 선정 시 정비 사업비(1조7000억원), 조합원 이주비(3조8000억원), 일반 분양 중도금(3조2000억원) 등 금융비용을 모두 조달받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LH 소유 등 국공유지 매입비용을 무상으로 돌려 세대 당 3억200만원의 사업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사 는 미분양이 발생하면 분양가격 그대로 대물로 인수하겠다고 한 것은 물론, 시장 상황이 나쁘거나 분양가 문제 등으로 선분양을 못하게 되면 후분양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양 사 모두 수주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면서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상당한 재무적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양 사의 공사 수주 여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 규모, 매출, 영업환경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재무제표에 나온 숫자만 놓고 비교했을 경우 올해 3분기 현재 유동비율은 현대건설이 173.83%로 GS건설 115.25%보다 높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분기부터 170%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GS건설은 지난해 3분기 143.49%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그 신용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기업의 재무유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차이가 있지만 200% 이상을 우량하다고 보고 있다.

매출증가율은 GS건설이 현대건설보다 좋다. GS건설은 지난해 4분기 4.65%에서 올해 1분기 2.34%, 2분기 10.64%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대건설은 -10.59%로 지난해 2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자산의 경우 현대건설이 18조9655억원으로 GS건설보다 42%(5조6126억원) 많다. 다만, 현금성자산은 GS건설이 2조1559억원으로 현대건설(2조427억원)보다 5.3%(1132억원) 많다.

유보율(유보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것)은 현대건설이 1047.17%로 지난해 4분기 1035.71%를 기록한 이후 1000% 유지하고 있고 GS건설은 835.18%로 최근 몇 년간 800%대에 머물러 있다.

부채는 현대건설이 10조7381억원으로 GS건설(10조129)보다 많았지만 부채비율은 GS건설이 299.79%로 현대건설 130.52%보다 2배 이상 높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증가율은 GS건설이 지난해 4분기 4.63%에서 올해 1분기 61.11%, 2분기 141.09%로 급등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같은기간 0.04%, 9.93%, -8.14%로 등락을 계속하고 있다.

1년내 만기도래 채권 규모는 현대건설이 내달 말 2000억원과 내년 4월 만기가 도래할 1000억원 등 3000억원이며 GS건설은 10월9일 2000억원과 내년 2월5일 6000억원 등 2600억원이다.

신용등급의 경우 현대건설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2009년 A+/Stable에서 AA-/Stable로 한단계 오른 이후 올해 6월말까지 이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GS건설은 나이스와 한신평으로부터 2013년 AA-에서 A+/Stable로 하락한 이후 2015년 A/Stable, 2016년 A-/Stable으로 3단계 하락했다. 한기평에서는 2013년 A+/안정적으로 한단계 하락한 이후 2015년 A/부정적으로 올해 6월 A-/안정적으로 3단계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은 현재 반포주공1단지 이외에도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수주했거나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무를 고려하지 않고 수주를 위해 출혈 경쟁을 한다면 자칫 실적을 떠받치고 있는 주택 경기가 악화될 경우 유동성 악화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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