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승부사' 최태원 회장, 명불허전 입증
'M&A 승부사' 최태원 회장, 명불허전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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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인수…메모리 분야서 삼성 이어 2위 등극
경영 복귀 후 '딥체인지' 강조하며 그룹 체질변화 가속화

▲ 최태원 SK그룹회장(사진)의 마법같은 M&A로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를 품에 안았다.(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혼전 양상인 도시바 인수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인수·합병(M&A) 승부사'라는 호칭이 명불허전(名不虛傳)임을 입증했다.

SK하이닉스는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지분매각과 관련해 도시바 이사회가 당사의 파트너인 베이캐피탈(Bain Capital)이 포함된 컨소시엄과 매각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도시바 이사회가 승인한 내용은 아직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가 남은 만큼, 향후 딜 프로세스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를 품에 안게 되면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

애초 도시바 인수전 초에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웨스턴디지털(WD)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그런데 최 회장이 1차 입찰 이후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바인딩(binding,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라며 "바인딩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M&A를 예고했다.

이에 도시바 메모리의 성공적인 인수는 최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반영됐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최 회장의 M&A 승부사 기질은 최 회장이 지난 2015년 광복절 특사로 경영에 복귀한 후 딥체인지(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며 지난해부터 그룹을 재편하면서 한층 강화됐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실제로 최 회장은 위기일수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7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이 중 4조3000억원을 M&A 등 전략적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SK그룹은 지난해 동양매직을 인수해 렌털사업을 강화했고, 올해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의 1위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컬의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 부문, LG실트론, SK바이오텍가 글로벌 제약회사 BMS(Bristol-Myers Squibb)의 아일랜드 생산 공장을 인수하며 굵직한 M&A 성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최 회장의 과감한 M&A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014년과 2015년 5조원대 영업익을 거둔 데다 올해는 8조원의 영업이익을 눈앞에 두고 있고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3조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M&A를 위한 두둑한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공격적인 경영전략이 맞물려 SK그룹의 M&A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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