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깜깜이·'밀실' 논란 면세점 특허 심사 획기적 개선"
김동연 "깜깜이·'밀실' 논란 면세점 특허 심사 획기적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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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내 면세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말 1차 개선안 마련수수료 유예·신규점포 개장 연장 등 현안 해결 기대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정부가 면세점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내면세점 재승인 심사, 특허수수료 유예, 신규 시내면세점 개장 연장 등 여러 가지 현안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손영식 신세계면세점 대표, 김태호 호텔신라 면세(TR)사업부장, 최종윤 에스엠면세점 대표, 김영문 관세청장, 이광수 인천공항공사 부사장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면세점 대표단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인한 피해 규모를 설명하고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요청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비공개 간담회에 앞서 △면세점 제도 개선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 △민간위원장 중심의 면세 태스크포스(TF) 구성 △9월 말 특허심사 제도개선안 발표 등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환골탈태하는 마음가짐으로 면세점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제도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부총리는 "지난 7월 감사원의 면세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특허 심사 제도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최근 개선안을 보고 받았는데 '깜깜이 심사', '밀실 행정' 등의 비판을 누그러뜨리기에 부족해 더 획기적인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 1차 방안은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된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내 롯데면세점의 재승인 절차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올해 12월 말 특허가 만료된다. 특허 심사에 3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 부총리는 "12월에 만료되는 면세점이 하나 있어 의사 결정을 빨리 해야 된다"며 "지금까지 나온 방안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면세점 특허 심사 관련 부분을 처리한 뒤 특허수수료 유예,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오픈 연장 등 전반적인 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재부는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시내면세점 특허수수료는 매출액 대비 0.05%에서 최대 1%로 올랐다. 개정안에 따르면 매출 2000억원 이하 사업자는 매출액의 0.1%의 특허수수료를 내야 한다. 매출 2000억원~1조원 사업자의 부담 비중은 0.5%, 1조원 이상은 1.0%로 오른다. 기존 수수료 0.05%보다 많게는 20배 이상 뛴 것이다. 설상가상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한국면세점협회는 특허수수료와 관련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시행 자체를 유예할 수는 없지만 수수료 납부 기일을 최장 1년간 유예하거나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의 개장 연기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 해결할 것을 약속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탑시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예정대로라면 1년 안에 시내면세점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사드 여파로 업황이 나빠지자 관세청에 연기를 신청했다.

소관부처인 서울세관은 오픈 시한을 1개월을 연장한 상태다. 기간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관세청이 주관한 특허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업계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관세청은 그동안 감사원 감사 등의 이유와 공정성 논란 때문에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김 부총리는 면세태스크포스(TF) 팀을 통해 근본적인 구조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게 할 방침이다.

김 부총리가 입장을 밝히자 면세업계에선 6개월 만에 화색이 도는 분위기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면세업계가 직면한 현안을 김 부총리에게 모두 전했다.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SM면세점 관계자도 "중소·중견면세점을 대표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게 됐다. 업계의 고충을 토로했고 정부부처 관계자들도 이를 귀담아 듣는 분위기였다. 특히 중소·중견면세점들은 대기업면세점 보다 힘든 상황인데 인천공항 매장 임대료 인하와 관련해 영업료율을 대기업과 다르게 조정해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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