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석란정 화재 소방관 2명 순직…화재원인 '오리무중'
강릉 석란정 화재 소방관 2명 순직…화재원인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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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무너진 정자에 매몰돼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석란정 붕괴사고의 도화선이 된 화재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여러가지 추측만 나올 뿐인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9분께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나섰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가 정자 붕괴로 건물 잔해 등에 깔렸다. 두 사람은 10여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석란정에 최초로 불이 난 것은 전날 오후 9시 45분. 당시 당국은 10여분만에 진화했으나 재발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력 2명과 소방차 1대를 두고 철수했으나 이튿날 오전 3시 51분께 다시 불이 붙었다. 1차 화재 당시 정자 바깥에서만 불을 껐던 대원들은 정자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나자 정자 안으로 들어가 잔불 정리작업을 벌이다 참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와 붕괴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1차 화재 당시 불길이 가장 센 상황에서 출동했고, 2차 화재 후 정자가 붕괴하면서 발화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일단 정자 내부에서 자연발화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정자 안에 전기 시설이 없어 내부에서 발화될 요인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요인이 없다면 실화 등 외부 요인이 가장 유력한 화재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원인 파악이 쉰지 않은 상황.

외견상으로는 정자 주변으로 높이 3m에 달하는 펜스가 설치돼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완전히 출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정자와 불과 10여m 떨어진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공사현장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다. 즉 펜스가 'ㄷ'자로 설치돼 도로변에나 솔밭에서 볼 때는 일반인 출입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공사장 경계 부분은 H빔만 세워져 있을 뿐 망이 없어 충분히 외부인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다만, 상가 쪽으로 난 펜스에 설치한 출입문은 화재 당시 굳게 잠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인이 펜스를 찢고 들어가 불을 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주민들 다수 의견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공사장 근로자가 아니라도 외부인이 공사장을 통해 들어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외부인에 의한 방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올해 펜스 설치 이후에는 사실상 시공사에서 정자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 출입이 용이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정자가 솔밭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불씨가 날아들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수년 전 솔잎이 수북이 쌓인 지붕으로 날아든 폭죽의 불씨로 인해 불이 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역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관기관과 함께 화재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정밀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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